이달 발행 2500억에 그쳐기관투자자들 여전채 외면장기CP·ABS 대체도 힘들어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최근 카드사의 자금 조달원이던 회사채(카드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장기 기업어음(CP) 등으로 조달 창구를 다각화하고 있지만 당분간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고채 3년물과 비교한 회사채(AA-)의 신용스프레드는 1.14%포인트, 여전채(AA0) 스프레드는 1.52%포인트로 모두 2009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기준금리 상승 국면이 지속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신용채권의 투자 수요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용도가 높은 은행들이 기업 대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여전채의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3년물 AA+ 등급 여전채 금리는 연초(1.674%) 대비 3.5배 증가한 5.889%에 달했다.

    이에 따라 최근 카드 업계에서는 수급이 무너진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채를 발행하려고 해도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자금조달이 힘들어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카드채 발행은 신한카드 1200억원, 하나카드 1000억원, 삼성카드 100억원, 현대카드 200억원 등 2500억원에 불과하다. 이달 카드채 만기 규모가 1조65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5% 수준이다.

    결국 카드사들은 나머지 85%를 장기 CP, 자산유동화증권(ABS), 변동금리부채권(FRN)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단기 차입금 잔액은 총 6조6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5%(3조4069억원) 늘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카드사의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근 은행채와 한전채 등 여전채를 대신할만한 자금조달 수단이 많다"면서 "카드채를 기피하는 현상이 길어지면 카드사의 유동성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