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이마트부문, 대부분 CEO 임기 연장 성공최대 실적 신세계부문 내 대표이사 교체 규모 더 커이마트-백화점 간 임원인사 '온도차이' 커졌다
  • ▲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신세계그룹
    ▲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신세계그룹
    “엄정한 신상필벌, 엄격한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실시했다.”

    신세계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두고 내놓은 키워드다. 다만 이 기조 안에서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의 온도차이는 적지 않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성과를 기록 중인 신세계백화점과 그 자회사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컸던 반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이마트와 이마트 자회사는 인사는 소폭으로 최소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27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인사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의 인사가 동시에 진행됐지만 변화의 폭이나 분위기에서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차이를 드러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이마트부문과 신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신세계부문으로 각각 양분화 돼 있다. 지분구조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를 지배하고 있고 그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마트부문의 안정적 인사 기조다. 이마트는 올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인사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고 이로 인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마트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a1’에서 ‘Ba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1년 반만에 4조원에서 2조3400억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이번 이마트부문의 인사는 ‘엄격한 성과주의’와는 거리를 뒀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SSG닷컴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사업의 주축에 섰던 인사다. 

    아울러 내년 임기만료를 앞둔 임영록 신세계프로퍼티 대표,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김장욱 이마트24 대표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유일하게 신세계건설이 윤명규 대표의 임기 만료에 따라 정두영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송호섭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손정현 신세계I&C 대표로 교체됐다. 송 대표의 임기는 1년이 더 남아있지만 최근 논란에 따른 ‘신상필벌’의 대상이 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공석이 된 신세계I&C 대표에는 형태준 이마트 지속가능혁신센터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런 이마트의 분위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신세계와 비교된다. 신세계 계열에서는 손영식 신세계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는 외부 전문가를 새롭게 영입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외부영입 대표이사를 발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이례적인 계열사간 대표이사 교환도 이뤄졌다. 김홍극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는 신세계까사 대표로 자리를 옮기고 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신세계사이먼 대표로 김영섭 신세계디에프 상품본부장 전무가 발탁됐다.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도 허병훈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이 새로 내정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백화점부문은 사업별 비즈니스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New Biz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진용을 공고히 구축했다”며 “이마트부문은 최근 몇 년간 파격적인 조직변화, 인재영입 등 혁신 인사를 지속해 온 만큼 온라인 경쟁력 및 온·오프 시너지 강화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