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B證 순익 전년比 94%·28% 감소업황 악화에도 하나·신한證 9%·755% 증가지주 내 실적 기여도는 일제히 감소세
  • 올해 3분기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 실적의 희비가 엇갈렸다. 금융 시장 환경 악화 영향으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대폭 감소한 반면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66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29억원) 대비 17.71% 늘었다.   

    실적 악화가 가장 두드러진 건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47억원)보다 무려 94.4% 줄었다. 영업이익 685억원으로 전년 동기(2927억원)보다 77% 감소했다.

    KB증권도 지난해 대비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23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7.7% 줄었다. 영업이익은 1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52.24% 감소했다.

    두 회사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비우호적인 국내외 투자 환경으로 시장거래대금이 축소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하나증권은 업황 악화에도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9.3% 증가한 14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1538억원)만 보면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가운데 분기 기준 유일하게 늘었다.

    신한투자증권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3813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754.9% 증가했는데, 본사 사옥을 매각하면서 일회성 순이익(3218억원)을 낸 영향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7.9% 줄었다.

    실적 자체는 증권사 간 희비가 엇갈리지만 지주 내 위상 면에선 모두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줄곧 금융 지주 실적을 견인하며 효자 노릇을 해왔던 증권 계열사들의 그룹 내 영향력은 줄곧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KB증권의 올 3분기 이익 기여도는 9.6%로, 지난해 13.0% 대비 3.4%포인트 줄었다. 순익 규모는 KB손해보험(5207억원)과 KB국민카드(3523억원)에게 밀렸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옥 매각 이익 영향으로 순익 기여도가 8.8%를 기록, 지난해 3.9%보다 늘었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1.5%로 오히려 줄었다.

    업황 악화에도 호실적을 달성한 하나증권 역시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전년 동기(14.37%)보다 다소 줄어든 13.1%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지주 실적 공개 전이지만 NH투자증권이 그동안 금융지주 내 순익 비중이 가장 큰 증권사였고, 이번 분기 실적 타격이 상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여도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NH증권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18.24%였다.

    증권사들의 실적 한파는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금리 급등과 강원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 후폭풍으로 단기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사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분기보다는 최근 악재가 반영될 4분기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에 따른 PF 사업성 우려로 여전히 관련 딜이 전혀 없는 상황이고, DCM 및 M&A 등 채권 발행 및 자문 부문도 수요가 저조해 IB 전체 수수료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4분기에도 브로커리지, IB, 자산관리 등 수수료 수익의 주요 부문은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요원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