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10월 넷째 주 1697.65로 ‘연중 최저’ 올 4분기부터 내년까지 물동량 저조 예상HMM 영업익 10.6조→내년 5.6조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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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운임이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급락하며 최근 1700선을 반납했다. 올 상반기까지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해온 HMM도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따라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지난해와 올해까지 이어졌던 해운운임 급등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인데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저점이 형성될지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697.65로 전주 대비 4.6%(81.05p) 하락했다. SCFI는 지난 6월 둘째 주 4233.31 기록 이후 최근까지 19주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요 노선인 미주와 유럽 항로 운임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27달러 내린 1902달러로, 2020년 5월 이후 2년 반 만에 2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 항로 운임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102달러로 전주보다 277달러 내렸다.

    SCFI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동량 폭증과 함께 연초 5100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우하향하며 최근 1600선까지 추락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쇼크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물동량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해운 운임이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운임 강세의 배경이 됐던 주요 항만의 선박 적체 현상이 해소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물동량 감소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2023년까지 고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소비 위축으로 물동량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도 예정 선복이 많아 컨테이너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려온 HMM의 성장세도 둔화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 3분기 매출은 4조6120억원, 영업이익은 2조5501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12.3% 증가하는 반면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4%, 13.2% 줄어든 수치다.

    HMM의 상반기 기준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94% 수준이다. 현재의 SCFI 내림세에 비춰 HMM의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더 떨어진 매출 4조48억원, 영업이익 1조9694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HMM의 역대급 실적 기록도 올해로 정점을 찍게 된다. 올해 연간 기준 HMM 매출은 전년보다 34.6% 확대된 18조5692억원, 영업이익은 43.8% 증가한 10조605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쓸 전망이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3.6%p 높은 57.1%를 달성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해운 운임과 함께 HMM 실적도 ‘정상화’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년 HMM의 매출은 13조1904억원, 영업이익은 5조6434억원으로 올해보다 외형은 축소하지만, 이때 영업이익률은 42.8%로 여전히 높아 실속 챙기기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 몸값이 해운업 초호황에 따라 10조원까지 뛰며 오히려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해운 운임이 조정을 거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