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9월 韓전기차 내수점유율 94%르쌍쉐 전동화 모델 부재, 시간 걸릴듯
  • ▲ 9월 국산전기차 내수 판매량의 94%가 현대차그룹 모델로 나타났다 ⓒ뉴데일리DB
    ▲ 9월 국산전기차 내수 판매량의 94%가 현대차그룹 모델로 나타났다 ⓒ뉴데일리DB
    전기차 판매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산차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국산 전기차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총 1만3993대로 월 최대치를 경신했다.

    9월 한 달 국산차 전체 판매대수의 14.8%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산 전기차 판매는 월 5000여대 안팎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월 1만대 수준으로 보급 속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늘어나는 전기차 판매에도 완성차 업체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탓이다. 9월 현대차는 7946대, 기아는 5247대의 전기차를 각각 팔았는데, 전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의 94.2%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전기차를 포함한 전 차종의 내수 판매량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84.7%로 집계됐다.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과 르쌍쉐의 격차가 더 두드러졌던 셈이다. 베스트셀링 모델을 살펴봐도 아이오닉6(2652대), 아이오닉5(2396대), EV6(2281대), 포터EV(2089대) 순으로 집계돼 모두 현대차그룹의 모델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르쌍쉐가 국내에 별다른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르쌍쉐 중 9월 전기차 판매고를 올린 업체는 한국지엠이 유일하다. 한국지엠은 볼트 EV 279대, 볼트 EUV 521대 등 총 8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르노의 경우 앞서 전기차 라인업인 조에, 트위지의 판매를 중단했고, 쌍용차는 현재 코란도 이모션이 유일한 전기차 라인업이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다.
  • ▲ 9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전기차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 9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전기차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에 바뀌고 있음에도 ‘테슬라’와 같은 이변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양산을 위해서는 기존 차량과 다른 전용 플랫폼,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데, 개발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르쌍쉐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위해 나서는 모양새다. 먼저 르노코리아는 순수 전기 차량보다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XM3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에 이어 오는 2024년 길리그룹과 손잡고 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폭넓은 전동화 노하우를 갖춘 중국 BYD와 손잡고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회사는 내년 토레스 기반의 전동화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곽재선 쌍용차 회장도 "내년 전기차가 나오고 전기차 플랫폼도 이른 시일 준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은 자체 생산보다는 본사에서의 수입을 확대해 내수시장에 대응한다. 한국지엠은 2025년까지 GM 브랜드의 전기차 10종을 들여와 판매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전기차 국내 생산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기아의 수요독점이 전동화 흐름에 따라 더 빨라지고 있다”며 “르쌍쉐를 비롯한 중소자동차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전한 자동차 생태계 형성을 위해 정부의 세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