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4년간 수입 PHEV 5배 이상↑보조금 폐지하면서 국산차 판매는 전무해
  • ▲ 10월 누적 수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 모델 BMW 530e ⓒBMW코리아
    ▲ 10월 누적 수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 모델 BMW 530e ⓒBMW코리아
    수입자동차 업체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보조금 폐지와 함께 국산 PHEV 차량이 모습을 감춘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수입 PHEV 판매량은 매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8년 3514대에서 ▲2019년 4879대 ▲2020년 1만467대 ▲2021년 1만9701대가 판매됐다. 4년간 증가율은 460.6%에 달한다.

    올해도 10월까지 1만863대가 팔린 상황이다. 지난 5년간 수입 PHEV 모델의 판매 대수는 총 4만9424대로 전기차(3만2221대)를 넘어선다.

    올해 10월 누적 기준 베스트셀링 수입 PHEV모델은 BMW 530e(2545대)가 차지했다. 이어 ▲BMW X5 4.5e(1153대), ▲벤츠 E300e(833대) ▲벤츠 GLC300e(789대) ▲BMW X3 3.0e(735대) ▲볼보 XC90 T8(642대) 순으로 집계됐다.

    현재 국내 PHEV 시장은 수입차 독점 상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2개월간 국내 완성차 5개 사(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쌍용차·한국지엠)의 PHEV 판매량은 전무하다.

    지난해부터 PHEV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종료되면서 국내 업계는 내수보단 수출에 PHEV 모델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PHEV도 보조금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업체들이 수출에 집중하는 것도 각국의 지원정책들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PHEV 보조금 의존도가 비교적 낮았다. 실제로 보조금이 없어지기 전인 지난 2020년 수입 PHEV 중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던 모델은 토요타의 프리우스 프라임이 유일했다.

    수입 PHEV가 국산차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 포지션을 취해왔던 점도 한 몫 한다. 부담이 조금 늘어나더라도 타깃 고객층의 이탈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조금 의존도가 낮다 보니 오히려 폐지에 따른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는 관측이 많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PHEV를 많이 지원해줬다면 국산차 수요도 많이 활성화됐을 텐데 현재 상황은 아쉬운 지점”이라며 “유럽을 비롯한 해외 각국이 이전부터 PHEV모델에 대한 인센티브를 많이 제공해왔기 때문에 수입 모델의 경우 기술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차업계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내수 PHEV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프 랭글러에 이어 신형 그랜드체로키의 PHEV 모델을 내달 국내 선보일 예정이다. 랜드로버코리아도 내년에 신형 레인지로버스포츠의 PHEV 모델을 내놓는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주행환경에 따라 아직 시기상조라고 여기시는 분들도 꽤 있다”며 “PHEV가 친환경차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