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매출 증가에도 롯데온 거래액은 -3.6%수수료 낮은 고가 상품 빼고 고마진 저가상품 승부3분기 롯데온 수익성 개선… 오카도 플랫폼은 향후 변수
  •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의 오픈마켓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단순히 롯데쇼핑과 그 계열사의 통합 온라인몰이 아니라 개별 판매자가 직접 입점해 판매하는 3P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에 절반 가깝게 성장한 것. 

    반면 매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롯데온의 거래액 감소는 확연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여기에는 롯데온의 상품 전략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7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커머스 사업부 3분기 매출 250억원 중 오픈마켓 매출은 115억원이다. 오픈마켓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90억원보다 25억원이 증가했다. 이커머스 매출의 46%가 오픈마켓 수수료로 채워진 셈이다. 

    이로 인해 외부 제휴몰 3P사업의 매출이 14억원 감소하고 ‘거버넌스 통합’에 따른 상품 중개 수수료가 21억원, 계열사 지원금이 10억원 각각 줄었음에도 이커머스 사업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오픈마켓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롯데온의 거래액(총매출)은 오히려 감소세했다. 3분기 롯데온의 거래액은 7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롯데온 오픈 이후 거래액이 꺾인 것은 처음이다. 매출이 상승했음에도 거래액이 감소한 셈이다. 통상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거래액의 성장률을 성장 잠재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커머스 부문의 실적 감소는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롯데온의 새로운 오픈마켓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마켓 특성상 플랫폼 사업자는 오픈마켓 판매 수수료를 통해 매출을 올리게 된다. 통상적으로는 거래액이 증가할수록 거래에 따른 수수료 매출도 상승하지만 롯데온의 경우는 반대다. 

    롯데온이 3분기 들어 수수료율이 낮은 고가의 대형제품 판매 비중을 축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신 마진율이 높은 패션, 뷰티 상품의 비중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인 만큼 거래액이 감소했지만 높은 마진으로 인해 매출이 상승한 셈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마이 높은 상품 비중을 늘리면서 매출이 성장했다”며 “이는 3분기 이커머스 사업부의 적자가 크게 개선된 주요 이유가 됐다”고 분석했다.
  • ▲ 오카도의 혁신적인 자동화 물류센터(CFC) 모습.ⓒ오카도
    ▲ 오카도의 혁신적인 자동화 물류센터(CFC) 모습.ⓒ오카도
    이는 지난해 8월 진행된 ‘거버넌스 통합’의 영향과도 무관치 않다. ‘거버넌스 통합’ 이후 롯데백화점과 마트 사업부가 롯데온을 통해 판매하는 매출은 롯데온이 아닌 각 사업부의 매출로 잡히는 반면 배송비, 마케팅 등의 비용은 이커머스 사업부가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백화점과 마트 등 내부 상품을 팔면 팔수록 이커머스 사업부는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롯데온이 보다 효율적인 오픈마켓 운영에 나서게 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거래에 따른 적자 부담을 오픈마켓을 통해 흡수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거래액을 늘리는데 효과적이지만 수수료에는 크게 기여하기 힘든 고가 대형상품 보다는 마진율이 높은 저가 상품에 집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롯데온은 3분기 들어 ‘온앤더뷰티’, ‘온앤더럭셔리’ 등 전문관을 오픈하면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전략을 본격적으로 강화한 바 있다. 다만 이런 롯데온의 오픈마켓 전략이 향후 ‘거버넌스 통합’의 영향을 딛고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커머스 사업부의 3분기 영업손실은 380억원으로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영국의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 잡고 신선식품을 위한 별도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이커머스 사업부가 이와 관련 검토를 하고 있지만 롯데온과 별개 플랫폼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롯데온에서 신선식품이 아예 빠지게 되는 만큼 매출과 수익성에는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