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한화로부터 4대 요구안 등 확약 이끌어내본계약 이후 고용보장·단체협약 승계 등 합의 예정매수자 현장 실사 반대 않는건 이번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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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 19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도다솔 기자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노동조합)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한화그룹의 현장 실사를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그룹이 노조가 주장해온 인수과정에서 당사자 참여 보장과 4대 요구안에 대해 수용 의지를 밝힌데 따른 결정이다.노조 측은 그동안 한화가 요구안을 받아들이면 인수를 반대하지 않고 협조하겠단 입장을 밝혀왔다.16일 대우조선 노조는 전날 오전 한화그룹 인수단 대표자인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와 만나 당사자 참여 보장과 고용보장, 노조·단체협약 승계에 대해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노조와 한화그룹은 향후 본계약 체결 즉시 노조 참여를 보장하고 4대 요구안 중 1, 2번 항목인 고용보장과 노조·단체협약 승계 합의문을 작성하기로 했다.또 본계약 체결 후 4대 요구안 가운데 3, 4번 항목인 회사발전과 지역발전 이행 위해 실무협의체를 발족할 것을 약속했다.한화그룹이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보이면서 노조는 한화의 매수자 현장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거제 옥포 조선소에 설치된 실사 저지 천막 등을 이날 오전 모두 철거했다. 현장 실사는 이날부터 2주간 이뤄진다.업계에서는 그동안 노조의 당사자 참여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대부분의 기업 인수 과정에 노조를 포함한 당사자 참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과거 동종 경쟁기업이 대우조선 인수 시도 당시에도 노조의 당사자 참여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한화가 당사자 참여 보장과 노조 요구안에 대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 만큼 노조도 현장 실사를 비롯한 인수 과정에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노조와 한화 인수위 측은 이달 초 첫 만남을 갖고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한화 측은 이번 약속을 계기로 회사와 노조가 상호 협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한화그룹 관계자는 “당사는 대우조선 인수 과정에서 적법한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 노조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며 “현장실사 결과를 포함해 회사의 현황과 경쟁력을 분석하는 마무리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대우조선 노조가 매수자 현장 실사를 저지하지 않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2019년 6월 대우조선 노조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현대중공업의 옥포조선소 현장 실사를 막았다. 또 2008년 한화의 첫 인수 시도 때도 현장 실사를 저지한 바 있다.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상경 투쟁을 통해 현장 실사 전 지회가 요구한 내용에 대한 한화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한화의 진정성과 신용이라는 기업 정신을 믿고 상호신뢰 속에 중대 결단을 내렸으며 본계약 체결 후 요구안 중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