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번 태풍피해로 매출액 2조원 타격 18개 공장 중 7개 공장 가동. 연내 15개 복구 '복구작업의 시작과 끝은 안전입니다' 표어 보여국내 고객사 피해, 시장 안정에 적극 노력
  • ▲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복구가 진행되는 모습. ⓒ포스코
    ▲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복구가 진행되는 모습. ⓒ포스코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곳곳에 물이 들이차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날 아침은 정말 중국 황하(黃河)와 같았습니다. 침수된 광경을 보면서 직원들과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복구에 나서면서 임직원들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손병락 포스코 포항제철소 EIC기술부 상무보는 당시를 이같이 회상했다. 포스코의 첫 명장(名匠)인 손 상부보는 “모든 것이 오프(Off)된, 정말로 암담한 상황이었지만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을때까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6일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 중간 결과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번 태풍 피해로 약 2조원의 규모의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내년 1분기는 되어야 전체 공장의 정상 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포스코 측은 총 18개 압연공장 중 연내 15개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1열연공장, 1냉연공장 등 7개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다. 
  • ▲ 10월24일 현대중공업이 복구응원 커피 차량을 지원했다.  ⓒ포스코
    ▲ 10월24일 현대중공업이 복구응원 커피 차량을 지원했다. ⓒ포스코
    지난 23일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주변을 살펴봤는데 곳곳에 ‘복구작업의 시작과 끝은 안전입니다’라는 표어가 눈에 들어왔다. 

    태풍으로 인해 물이 범람했던 포항제철소 부근 하천으로 이동해 당시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올해 9월6일 오전 6시경 태풍 힌남노가 포항 지역을 통과할 때 집중호우로 인해 포항제철소 옆 하천이 범람했다. 

    당시 시간당 101mm의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고 4시간 기준으로도 354.5mm에 달했다. 3문 인접 압연지역부터 전 제철소로 순식간에 620만톤의 흙탕물이 유입된 것이 침수로 이어진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620만톤은 여의도 면적의 약 1.2배에 달하는 제철소 지역을 2.1m 높이로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길이 40km, 지하 8~15m의 제품 생산라인의 지하 컬버(Culvert)는 완전히 침수됐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게다가 침수 수위가 상승하면서 수전변전소가 손상됐고, 전 지역 정전으로 이어졌다.  

    이후 10분 정도 이동해 3고로에 도착했다. 쇳물이 쏟아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는데,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음에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 ▲ 3고로에서 출선되는 모습. ⓒ포스코
    ▲ 3고로에서 출선되는 모습. ⓒ포스코
    3고로의 ‘지휘부’라고 할 수 있는 중앙운전실에서는 수많은 모니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고로에 뜨거운 바람을 넣거나 원료가 입구에 투입되는 등의 장면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었다. 

    포스코는 공장 침수가 발생한 후 전 공장 가동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인명 피해 등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진보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강 담당 부소장은 “54년이라는 기간 동안 고로를 휴풍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만약 경영진에서 빠르게 결단하지 않았다면 정전으로 쇳물이 굳으면서 냉입(冷入) 현상이 발생해 용융물들로 고로가 다 막혀버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경우 지금까지도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철소를 새로 짓는데 수년의 시간이 필요해서 회복불능의 피해로 확대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피해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2열연공장으로 자리를 옯겼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톤의 제품 중 500만톤이 통과한다.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공장이다. 

  • ▲ 1열연공장에서 정상가동되는 모습. ⓒ포스코
    ▲ 1열연공장에서 정상가동되는 모습. ⓒ포스코
    공장 입구에는 태풍으로 인해 공장 곳곳이 침수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계단으로 지하로 이동했는데, 침수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물이 다 빠지지 않았는지 군데군데 물이 고여있는 부분도 있었고 비상발전기가 가동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복구 작업이 완료된 1열연공장으로 향했다. 2열연공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가열된 슬라브가 여러 압연라인을 통과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말끔하게 회복되면서 정상 가동되고 있었다. 

    한편, 포스코는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 및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다.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사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사 고객사에 대해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대응계획을 수립해 수급불안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스크랩 등 수입산, 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사 물량을 우선 구매하고,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소요 발생 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한다. 
  • ▲ 2열연공장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
    ▲ 2열연공장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