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사업성 커 대형사 눈독…현수막 걸고 홍보전1584가구 시범아파트 하이엔드 브랜드 등장 가능성한양·삼부 신통기획 추진…고금리에 시장분위기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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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규제완화 기조 아래 여의도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면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여의도의는 서울 내에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한남동, 양천구 목동 등에 못잖게 입지와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돼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 간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지만 건설사들은 단지 외부에 홍보 현수막을 내걸며 눈도장 찍기에 나서고 있다.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공작아파트 등 주요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현재 여의도에서는 노후단지 16곳 중 광장아파트 1·2단지를 제외한 15곳이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에 착수했다. 가구 수로는 약 8000가구 규모다.대형 건설사들이 가장 주시하고 있는 사업지는 시범아파트다. 1971년 준공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이 단지는 1584가구로 규모도 가장 크다.추후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있다.이들 건설사는 이달 초 서울시가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을 확정한 이후 단지 외부에 사업 진행을 축하하는 홍보 현수막을 걸며 수주전 참여를 예고했다.건설사 한 관계자는 "가구 수나 입지를 고려할 때 공사비가 1조원은 넘길 것"이라며 "서울의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주거단지라는 상징성과 사업성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이 앞다퉈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는 시범아파트 외에 다른 노후단지들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브랜드 선점 전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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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준공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현재 1584가구에서 250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63빌딩과 가까운 동은 최고 65층(높이 200m 이내)까지 지어진다. 계획대로라면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서울시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할 예정이다.이 단지는 오래 전부터 재건축을 준비했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여의도 마스터플랜'(여의도 개발계획)이 보류돼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이밖에 여의도 내 신통기획 사업지로는 한양아파트와 삼부아파트가 있다. 1975년 준공된 삼부아파트는 최고 15층 10개동 866가구, 같은 해 준공된 한양아파트는 최고 12층, 588가구 규모다.여의도 공작아파트와 목화아파트 등 단지는 독자적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준공 47년차를 맞은 공작아파트는 지난 8월 서울시로부터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4개동 최고 12층 373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582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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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아파트도 지난 8월 조합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1977년 준공된 이 단지는 최고 12층 2개동 31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층수를 50층까지 올리는 것이 조합 측의 계획이다.준공 48년차를 맞은 여의도 은하아파트는 지난 26일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며 재건축 첫 단추를 끼웠다. 이 아파트는 1974년 준공됐으며 4개동, 360가구 규모다.한편 이같은 재건축 붐에도 여의도 부동산 시장은 아직 잠잠한 분위기다. 고금리와 대출규제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시장 내·외부 변수가 많아져 재건축 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범아파트 전용 156.99㎡는 지난 8월 32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작년 최고가인 35억원보다 3억원 하락한 금액이다.여의도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 호가가 수억 원씩 떨어진 단지가 속출했고, 하반기에 노후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거래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아직 사업이 걸음마 단계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