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0.3% 올랐지만 국민소득은 역주행성장 떠받치던 소비 2.9% → 1.7% 위축무역적자 28조 → 35.7조… 내년 더 불안정부지출 제자리… 경기부양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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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 세계적 수급불안에도 나름 선방한 수치지만, 실질 국민총소득은 0.7% 줄었다. 경제는 성장한 반면 체감 경기는 나빠진 것으로 해석된다.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지난달 공개된 속보치와 같다. 1분기(3.0%) 2분기(2.9%) 성장률보다 크게 위축된 수치다.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1.7%, 7.9% 성장하며 역성장은 막았지만,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화확제품을 중심으로 0.8%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0.8% 늘었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에 0.2% 감소했다.반도체 수요 감소에도 수출이 1.1% 늘면서 2분기 역성장(-3.1%) 추세를 벗어났다. 다만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수입도 6.0% 늘었다.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민간소비 증가세가 꺾인 것이 눈에 띈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 소비 등을 중심으로 1.7% 늘었는데 2분기 성장률 2.9%에 비해 주춤한 것이다. 속보치보다도 0.2%p 하향됐다. 긴축재정정책에 정부소비도 0.1% 증가로 2분기 0.7%대비 쪼그라들었다.민간소비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가계시설 및 운영자금이 4.7% 늘었고 의료보건 지출이 3.2% 증가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교통 지출도 3.7% 커졌다. 반면 교육서비스(-3.7%), 식료품(-2.5%), 의류 및 신발(-1.5%), 주류 및 담배(-0.4%)는 줄었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필수 항목 지출은 늘어난 반면, 그렇지 않은 부문은 긴축소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명목 국민총소득(GNI)은 0.1% 감소했다. 해외투자 확산으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5조5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0.4%)를 상회했다.그러나 실질 GNI는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적자가 28조원에서 35조7000억원으로 불어나며 실질 성장률 0.3%를 하회하는 -0.7%로 집계됐다. 2분기 연속 뒷걸음질이다. 실질 GNI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감소했다는 것은 국민들이 경제성장에 비해 더 가난해졌다는 의미다.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 0.2% 상승했다.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0%)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2.2%)을 하회함에 따라 총저축률은 34.2%에서 32.7%로 줄었다. 다만 국내총투자율은 설비투자 등을 중심으로 32.3%에서 34.5%로 증가했다.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 2.6%에 수렴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 소폭 역성장이 되더라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 2.6%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다만 우리경제를 떠받치던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2분기 -1.0%, 3분기 -1.8% 등 날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마저 위축돼 내년 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한은은 내년 GDP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2.1%에서 0.4%p 하향조정한 1.7%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 전망은 3.7%에서 3.6%로 0.1%p 줄이는데 그쳤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년 세계 경기는 더욱 침체돼 수출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수까지 줄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