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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兆 결국 졸속으로… '尹예산' 덜 깎고 '李예산' 더 늘리고

'2+2회동'에도 처리 불발… 지역화폐·대통령실 이전 등 평행선결국 與野 원내대표 담판 운명… 혈세로 생색내기·밀실야합 지적법인세·종부세 등 부수법안도 일괄 협의할듯… 개정취지 퇴색 우려

입력 2022-12-06 19:26 | 수정 2022-12-06 19:26

▲ 국회 예산안 처리.ⓒ연합뉴스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결국 여야의 '짬짜미' 협상으로 처리될 운명이다. 이른바 '윤석열표 예산'은 5~10% 깎고 '이재명표 예산'은 일정 부분 늘리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전망이다. 국회가 복합 위기에 처한 국가 경제는 아랑곳없이 생색내기와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법정처리 기한(2일)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결국 여야가 정치적 담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야는 지난 4~5일 이틀간 양당 정책위의장·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이른바 '2+2 협의체'와 '밀실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는 예산안조정소소위원회(소소위)를 가동해 일부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혔으나 최종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만나 최종 담판을 짓는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2' 협상에서) 감액에 관해 이견을 좁힌 게 많다고 보고 받았다"며 "원내대표단끼리 회동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필요하면 오후에 만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사안은 협의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협의가 되지 않아서 오늘부터 진행될 원내대표 간 협의에서 추가로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로는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 예산과 소형모듈원자로(SMR)·신재생에너지 등 일부 쟁점 예산은 상당 부분 합의점에 접근했다. 169석의 거야(巨野) 민주당은 애초 전액 삭감을 요구했던 청년원가주택 등 소위 '윤석열표 예산'을 5~10%만 깎고, 대신 공공임대주택 등 '이재명표 예산'을 일정 부분 늘리는 방향으로 타협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표적인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 등은 여전히 견해차가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원내대표 간 정치적 담판이 이뤄질 대목으로 보인다.

이미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을 넘겼고, 국가적 위기에 정치권이 정쟁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9일까지는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태도여서 막판 타결 공산이 크다.

최대 걸림돌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부분에 있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문책안'을 강행 처리하면 예산 협의가 파국을 맞을 거라고 경고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최악에는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회계연도 마지막 날(12월31일)까지 처리되지 못했을 때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 예산을 말한다. 다만 준예산은 집행이 제한적이다. 사실상 정부기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관리비와 인건비만 지출할 수 있다. 이는 돌려말하면 신규 사업은 물론 사회간접자본(SOC), 노인일자리, 신설되는 부모급여나 지급단가가 인상된 복지관련 재량지출이 막히게 된다는 얘기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연합뉴스

일각에선 정치권이 국민 혈세로 생색내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1%대 저성장에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거로 전망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공포가 확산하는 데도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예산안을 입맛대로 졸속 심사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업 활력을 높이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법인세 인하 등 쟁점 세법 개정안도 졸속 처리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금융투자소득세 등 세법 개정안은 내년도 세입 예산안 부수 법안으로 지정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때 이들 법안도 자동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여야는 이들 법안의 쟁점 사항에 대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 법안도 예산안과 함께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 일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국민 편익이나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이 처리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정부는 내년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상반기 예산 집행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6일 서울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재정집행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내년 초까지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민생경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신속집행 기조' 아래 재정 집행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재정 집행목표는 올해 63%로 역대 가장 높았으나 내년에 이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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