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역전에 혼조세NH농협 전세대출 고정 5.68~6.98%, 변동 5.92~7.22%신한은행 1년 정기예금 4.82%, 2년만기 4.55%금리변동성 커지며 은행들도 자금조달 다변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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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축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변동금리보다 싸거나 장기예금보다 단기예금 금리가 높은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전세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6개월 변동금리는 5.92~7.22%로 고정금리 5.68~6.98%보다 높다.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는 5.64~6.95%인데 비해 5년 고정혼합형은 5.48~6.38%로 낮다.

    통상 은행이 금리변동 리스크를 떠안는 고정금리 상품이 비싸다는 상식이 깨진 것이다. 예금상품에서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신한은행 만기일시지급 정기예금 1년 금리는 4.82%로, 2년·3년 만기상품 금리 4.55%보다 높다. 우리은행 원플러스예금도 1년 만기상품 금리는 4.93%이지만, 2년 만기부터는 4.65%로 떨어진다.

    이같은 상황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벌어진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 때문이다. 통상 중장기 채권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지만, 유동성 경색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대표적 단기채권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7%인데 10년물은 3.52%로 떨어지고 30년물은 3.50%에 그친다. 5년물 은행채는 4.71%로 거래되지만 10년물은 4.49%로 비싸진다.

    헷갈리는 금리에 대출이 필요한 예비차주들의 고민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싼 고정금리를 선택했을 경우 추후 금리가 떨어지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전망이 워낙 엇갈려 내년 금리 추이를 쉽사리 예상하기 어렵다"며 "대출이든 예금이든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들도 고심이 깊다. 단기자금 수급 비중이 커지다 보니 장기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특히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경쟁 및 은행채 발행 자제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금융지주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는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사 건전성을 지키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KB금융지주는 이달 초 40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세우고 이중 215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금융도 지난달 말 2700억원 규모의 발행 계획을 결정했다.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동향을 살피며 은행채 발행 재개를 고민 중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지난달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연말 채권시장이 안정되는 상황을 감안해서 은행채 발행 방법에 대해 논의해 은행들이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