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회장, 삼성ENG서 플랜트 사업 역량 입증삼성重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력 강화 기여 기대정 사장, 실적 및 재무 안정화 ‘유종의 미’ 예고
  • ▲ (왼쪽부터)최성안 부회장과 정진택 사장. ⓒ삼성중공업
    ▲ (왼쪽부터)최성안 부회장과 정진택 사장.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최성안·정진택 ‘2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최성안 부회장은 손꼽히는 플랜트 전문가로서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에 일조할 전망이다. 아울러 정진택 사장은 유임에 성공, 흑자 실현과 재무 안정화를 손수 마무리하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장)를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 5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를 맡아 회사 성장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인사로 삼성중공업은 최 부회장과 기존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정 대표는 2020년 12월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중공업 대표에 올라 2024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로, 향후 1년간 최 부회장과의 상호 시너지 효과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 부회장은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 화공사업팀에 입사해 2005년 정유사업본부 PM, 2012년 조달본부장, 플랜트사업1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왔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것으로, 특히 플랜트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제 해외 플랜트 사업 호조에 힘입어 2021년 영업이익이 5033억원을 기록, 9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도 7조4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순이익은 3511억원으로 39.2% 각각 상승했다.

    FEED(기본설계)-EPC(설계·조달·공사) 연계 등으로 수주한 양질의 해외 화공프로젝트 매출이 지난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신규 수주는 목표치인 6조원을 웃도는 7조원을 달성했고, 수주잔고는 16조4000억원으로, 2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EPC 프로젝트 중 FEED 역량 강화로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플랜트 건설에 사용될 자재, 장비 등이 모두 결정된다. 기본설계 역량을 내재화해 EPC 프로젝트 입찰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관련 수주도 크게 확대됐다.

    최 부회장의 합류로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사업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최근 유가 강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부유식 천연가스 액화·저장·하역설비(FLNG)’,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수주가 확대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핀(Delfin), 코랄(Coral, 추가발주), 요호(Yoho), 피에프엘앤지(PFLNG-3) 등 신규 해상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가 내년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중공업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고객사와 협력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고부가 해양플랜트 수주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한 가운데서도 해양플랜트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6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는 만큼 해양플랜트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내년 실적 정상화를 예고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3120억원의 영업손실 이어 올해도 5744억원 규모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 흑자를 실현, 연간 기준으로는 1100억원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진택 사장은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이탈리아 전문 시추선사인 사이펨에 드릴십 1척을 2991억원에 매각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5월에는 국내 사모펀드(PEF)가 설립한 ‘큐리어스 크레테’에 드릴십 4척을 약 1조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큐리어스 크레테는 국제유가 강세로 심해유전 개발에 필요한 드릴십 수요 증가에 힘입어 4척 중 2척 매각을 성사시켰으며, 잔여 2척의 매각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잔여 매각 완료 시 4500억원 규모 유동성 확보 및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한편 9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75.4%로 1년 전 318.3% 대비 42.9%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의존도는 33.1%에서 18.1%로 15%p 축소됐다. 9월 말 기준 현금상 자산은 932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