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DX부문을 시작으로 사업점검 및 내년 목표 수립대내외 악재 속 비상경영 체제 전환… 해외 출장 등 행사 비용 감축소모품비 50% 절감… 대면 진행 회의도 온라인 회의로 전환
  • 삼성전자가 다음주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위기 대응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경영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주관으로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삼성전자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과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번 회의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오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22일께 회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 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내년 사업 목표를 수립할 예정이다.

    DX부문은 가전과 스마트폰, TV 등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를 방어하고 재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강화 전략, 비용 절감 방안 등도 논의한다.

    DS부문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전망하고, 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에 따른 '초격차' 유지 전략, 3나노(1㎚는 10억분의 1m) 등 첨단 공정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확보를 통한 파운드리 육성 전략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립 진행 상황 등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1.4% 감소하는 등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경험했다.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세트(완성품) 수요가 위축된 탓이다.

    이에 최근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과 글로벌 마케팅 행사 등을 최대한 줄이고 각종 경비 지출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DX(스마트폰·TV·가전) 부문은 지난 7일 사내 인트라넷에 ‘DX 부문 비상경영체제 전환’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리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우선 전사적으로 프린터 용지를 포함한 소모품비를 올해보다 50% 절감하기로 했고, 지난 6월 대면으로 진행했던 글로벌전략회의도 온라인 회의로 전환했다. 항공료를 포함한 부대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비대면회의로 대체한 것이다.

    글로벌전략회의 뿐 아니라 다른 해외출장 비용도 50% 이상 축소하고, 불가피한 출장의 경우 사전에 CFO(최고재무책임자) 허락을 받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