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하이푸시술 등 비급여 진료비 '천차만별' 중점 관리 비급여 선정 항목… 중점관리 체계로단순 가격비교 한계서 벗어나 질적 요인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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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한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TECNIS EYHANCE IOL)를 사용했는데 부산 소재 A의원은 33만원, 인천의 B의원은 900만원을 받았다. 건강보험 제도권 외에서 비급여 편차가 크다는 점을 드러내는 지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별 2022년 비급여 진료비용을 심사평가원 누리집(www.hira.or.kr)과 모바일앱 ‘건강e음’을 통해 공개한다고 13일 밝혔다. 공개시점은 14일 자정 이후다.  

    이번 조사에서 실손보험 보장 등의 여파로 최근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주요 비급여 항목의 가격 인상률과 기관 간 편차가 큰 항목은 백내장, 도수치료, 하이푸시술(고강도 초음파집속술)이 꼽혔다. 

    먼저 백내장수술용 다초점렌즈(조절성 인공수정체)는 전년 대비 평균금액 4.1% 인상했고 중간금액 180만원 대비 최고금액은 900만원으로 확인됐다. 

    도수치료는 평균금액 4.9% 인상됐으며 중간금액 10만원인 반면 최고금액은 50만원으로 5배 높았다. 

    하이푸시술은 자궁근종 등의 제거를 위한 초음파 시술로 MRI 유도 방식과 초음파 유도 방식으로 나뉘며, MRI 방법의 경우 중간금액은 637만5000원, 최고금액은 980만원이었다. 초음파는 단가가 더 높은데 중간금액 850만원이고 최고금액은 2500만원으로 조사됐다. 

    비밸브재건술은 비염 등의 치료를 위해 코 내부의 ‘비밸브’를 지지 또는 확장하는 수술로 중간금액 160만원 대비 최고금액 2000만원으로 12.5배 차이가 났다. 

    하지정맥류 수술도 초음파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할 경우, 중간금액 30만원에서 최고가격은 99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가격 편차가 큰 백내장, 도수치료, 하이푸시술, 비밸브재건술, 하지정맥류 수술 등은 ‘10대 비급여 항목’으로 선정돼 정부의 집중 모니터링이 시행된다. 

    복지부는 지난 8일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에서 “풍선효과 유발 급여-비급여 병행진료 모니터링를 강화하기로 했다. 실손보험 상품 개선, 중점 관리 비급여 대상 실손보험 지급기준 개선을 위한 합동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단순 가격비교 논란 여전… 알 권리 향상 측면서 ‘긍정적’

    의료계는 비급여 공개제도가 단순 가격비교를 통한 ‘줄 세우기’라고 비판한다. 실제 병원별로 시설, 인력 등 편차가 있는데, 이를 감안한 의료 질적인 영역에서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신고한 금액을 중심으로 비급여 현황을 중간금액, 최고금액 등으로 통계를 잡는 것이기 때문에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의 긍정적인 변화는 중점 관리가 필요한 특정 항목을 선정해 소비자 알 권리 향상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사회적 관심이 높거나 의료적 중요성이 큰 비급여를 선정, 안전성·효과성 등 상세정보를 제공하여 의료서비스의 합리적인 이용을 지원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급여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여 항목별 성격에 맞추어 공개 방식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일례로 예방주사처럼 의료기관 간 서비스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는 현행 가격 중심 공개 방식을 유지하고, 수술·시술 등 의료기관 간 서비스의 차이가 분명한 경우는 인력·장비 등 의료기관의 인프라를 포함한 다양한 지표를 개발해 함께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저가 유인-낮은 질의 진료, 다른 진료 끼워팔기 등 부작용 우려가 큰 항목에 대해서는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논의를 통해 합리적 공개방식을 모색할 계획이다. 

    강준 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은 “의원급을 포함한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한 지 2년 차가 됐다”며 “그간 양적 확대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질적 발전을 통해 이용자의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