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행장 후임 정은보 전 금감원장 유력노조 1인 시위 "낙하산 모피아" 출근저지 불사김성태 전무 승진 가능성도… 대통령실 조율 중
  • IBK기업은행의 차기 행장이 이르면 이번주 결론날 전망이다. 새 행장 후보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자 기업은행 노조는 이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3년 전 행장 인사에 따른 노사 갈등이 또 한 번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뒤따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번주 중으로 윤종원 행장의 뒤를 이을 새 행장 후보를 제청한다. 윤 행장의 임기가 내년 1월 2일 만료되는 만큼 그 전에 새 행장을 확정지어야 한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 제 26조에 따라 시중은행과는 달리 행장추천위원회 없이 금융위원회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대통령실은 금융위가 추천한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와 정 전 원장을 두고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8회 출신이다. 

    공직은 주로 금융분야에서 맡았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차례로 지낸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장에 올랐다. 이후 윤 정부 시작과 함께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장 등은 퇴임 후 3년 이내에는 은행장이 될 수 없으나 기업은행은 공기업이 아닌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전임 금감원장이 국책은행장으로 선임되는 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시중은행 성격이 짙은데다 공직자윤리법에 예외가 된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모피아(재무부+마피아) 낙하산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광경은 3년 전 윤종원 행장 임명 당시 노사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반발하며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했는데 결국 윤 행장은 27일 뒤에야 본점에 출근할 수 있었다. 

    노조 측은 이번에도 정 전 원장의 임명이 강행될 경우 출근저지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통해 취업을 금지하는 기관에 시중은행과 유사하게 영리사업을 하는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