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58%, 금리 5% 이상 받아부동산‧주식‧코인 대신 예금이 투자대안대출금리 상승·2금융권 신용경색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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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동산·주식·코인 등 자산 시장 수익률은 급감한 반면 기준금리 인상 덕에 예금 금리가 치솟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시중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에 몰렸다.

    이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이나 2금융권의 자금난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2일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1826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654조9359억 원)과 비교해 1년 사이 166조2467억원이나 불었다.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같은 해 전체 22조5283억원(632조4076억원→2021년 12월 말 654조9359억원) 증가했고, 올해의 경우 증가 폭이 작년의 7배 이상으로 뛰었다.

    5대 은행의 지금까지 추세로 미뤄, 올해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186조608억원(2021년 12월말 778조9710억원→2022년 10월말 965조318억원) 급증했다. 11월과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해당 통계가 시작된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처럼 정기예금에 유례가 없이 많은 시중 자금이 몰린 이유는 가장 높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예금은행 정기예금의 절반 이상인 58%(신규취급액 기준)에 4.0%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다. 7.4%는 5.0% 이상의 금리로 이자를 받는다.

    2018년 이후 올해 6월까지 4% 이상 금리는 아예 없었고(비중 0%), 올해 1월만 해도 가장 흔한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1.5이상∼2.0%미만(54.1%)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불과 9개월 사이 정기예금의 일반적 금리대가 1%대에서 4%대로 3%포인트(p) 치솟은 셈이다.

    이처럼 은행이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이자 자연스럽게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취급한 11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7.016%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은행연합회의 가계대출금리 공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연 4.57%)과 비교해서는 2.446%포인트(p) 올랐다.

    예컨대 5000만원을 빌린 대출자가 최근 신용대출을 연장했다면 연간 이자는 1년 사이에만 약 124만원 더 불어나는 셈이다. 

    게다가 은행 예금에 자금이 몰리면서 회사채나 증권사, 저축은행 등을 비롯한 2금융권은 자금줄이 막히면서 신용경색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으로 자금쏠림 등 타 금융권의 유동성 문제를 우려해 은행채 발행 자제와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를 당부하면서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