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중 8조5386억 신청3%대 금리에도 까다로운 자격요건에 발목내년 특례보금자리론 주목… 소득요건 없애고 DSR 미적용4% 후반대 금리에 실수요자들 고민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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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석달이 지나도록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안심전환대출 누적 신청액은 8조5386억원으로 신청건수는 6만8273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공급 목표 25조원의 34.2%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 변동금리 주담대를 최저 3.7% 고정금리로 대환해주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지난 10월 출시부터 저조한 실적이 우려돼 왔다. 주금공은 1차 신청에서 주택가격 4억원까지 연소득 7000만원 이하 1주택자를 대상으로 접수받았는데 한달간 누적 신청액은 3조9897억원에 불과했다.

    11월 2차 신청에서 주택가격은 6억원 소득요건은 1억원으로 확대 접수했지만, 두달여간 누적된 신청액은 5조원 가량에 불과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이달 30일 신청이 종료된다.

    흥행실패는 까다로운 대출요건이 원인으로 꼽힌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7억7265억원으로 안심전환대출 주택요건 6억원을 상회한다.

    영끌에 동참한 주택구입자 상당수가 맞벌이 부부라는 점에서 소득요건 1억원도 발목을 잡는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60% 적용돼 신용대출을 끌어쓴 차주들은 이를 먼저 상환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 보금자리론 등 3가지 정책모기지를 하나로 합친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주택가격 요건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늘리고 소득요건을 아예 없앴다. 대상 주택이 확대됨에 따라 대출한도 3억6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늘어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적용되지 않아 기대출이 있다하더라도 대출여력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심전환대출보다 금리 수준은 높아질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과 형평을 맞추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던 보금자리론도 이달 0.5%p 인상해 최대 5.05%까지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연 4% 후반대 금리를 예상하고 있다. 당국이 앞서 실수요자 부담 완화를 위해 현재 적정금리 6% 대비 1.7~2%p 낮은 금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 하단은 5.36%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도 고금리가 계속되기 때문에 집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4%대 고정금리라면 괜찮은 선택지"라고 했다.

    흥행에 중요 요소가 될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가 검토되고 있다. 기존 안심전환대출은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됐지만,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은 수수료를 내야 했다.

    기대를 모았던 안심전환대출처럼 특례보금자리론도 흥행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주택거래가 얼어붙은데다 연준을 중심으로 내년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최종 도달금리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이를 지켜보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현재 시장상황에서 4%대 고정금리는 매력적이지만, 그동안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 입장에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