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1014조 사상최대1년새 105조 급증만기·상환 연장 종료시 연체율 9.3% 전망새출발기금, 대환대출 등 연착륙 아직
  • ▲ 서울도심의 한 상가 출입문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데일리DB
    ▲ 서울도심의 한 상가 출입문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데일리DB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미뤄왔던 자영업자 빚폭탄이 무더기로 돌아오고 있다. 만기 및 상환연장 조치가 끝나는 내년에는 40조원 규모의 부실대출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3분기 기준 1014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909조2000억원 대비 105조원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만 해도 700조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눈덩이로 불어났다. 영업제한에 따른 손실을 빚으로 막아왔던 셈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올해도 14.3% 늘며 가파르게 늘었다. 대출의 질도 나빠져 비은행 대출 증가율이 28.7%에 달한다. 은행대출 증가율은 6.5%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 대출이 크게 늘면서 금리 상승기에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1%p 상승하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7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전체 대출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72.7%에 달해 상당수 차주들이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출금리가 1.5%p 상승하며 이자부담 규모는 11조1000억원으로 불어난다. 1인당 연간 부담액은 357만원 는다.

    부실에 내몰리고 있지만, 상환여력이 없어 폐업도 어렵다고 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의 평균 창업자금 규모는 7220만원으로 제조업(3460만원), 서비스업(4870만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폐업을 위해서는 사업자대출로 마련한 창업비용을 갚아야 하는데 원금을 회수할 방편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리가 2.0%p 상승하면 자영업자 연체율이 1.7%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연체율 0.6%의 3배 수준이다.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금리인하 등 지원조치가 없다면 연체율은 최대 9.3%까지 치솟는다.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올해 1월 1.69%에서 이달 4.34%로 2.65%p 올랐다.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를 최대 3년간 연장하고 1년간 상환유예를 지원 중이다. 하지만 저금리 대환보증이나 새출발기금 등 추가 정책지원은 기대에 못미쳐 부실폭탄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란 우려가 나온다.

    대환보증은 목표공급액 8조5000억원의 6.3%에 불과한 5327억원 신청에 그쳤으며,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은 올해 목표치 6조원의 29.1% 수준인 1조7489억원을 채우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지원 효과가 소멸되면 전체 자영업자 대출 1014조2000억원 가운데 내년 말 부실위험 규모는 39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금융지원 정책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수요자들도 신청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전폭적인 지원이 없다면 부실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