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술 세제공제율 현재보다 2배 확대산업계 "경쟁국 수준의 세제 지원 혜택 환영"中에 쫓기는 디스플레이… "입법 절차 조속히 추진돼야"
  • ▲ (자료사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정부가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를 상향시키면서 불황을 맞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열린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을 골자로 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의 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올라간다. 공제율을 현재의 2배가량 올려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은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 기술"이라며 "기재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국가전략산업 세제 지원 추가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따라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중심으로 수요가 위축되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의 이번 지원으로 산업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전망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발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 부담이 높아 자칫 기업들의 투자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 전략산업은 경제와 안보,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는 과감한 세제지원은 우리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의 투자 확대로까지 이어져 소부장 생태계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등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은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했다.

    중국에게 패권을 넘겨주고 있는 디스플레이업계 역시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한국이 지난 2004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달성할 수 있게 한 정부 지원 이후, 20년 만에 전격 발표된 파격적인 정부의 투자 지원책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더욱 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입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기업의 신속한 투자를 지원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이번 투자지원 확대 정책으로 신규 설비투자 계획에 대한 투자 결정이 앞당겨지고, 설비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 대비 확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재 패널기업에서 검토하고 있는 세계 최초 IT용 8세대 OLED 등을 포함한 신규 투자 결정이 더욱 빨라 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소형 OLED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을 투자하는 한편,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해 IT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이번 세액공제 확대는 희소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