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세르비아·포르투갈 중 한 곳 신설 예정美 공장도 증설 … "관세 불구 투자 우선순위"가격 인상은 불가피 … 현지 유통업계와 협의 중
  • ▲ (왼쪽부터) 금호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김영진 전무, 경영기획본부장 임완주 전무, 대표이사 정일택 사장, 영업총괄 임승빈 부사장, G.마케팅담당 윤민석 상무가 질의 응답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 (왼쪽부터) 금호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김영진 전무, 경영기획본부장 임완주 전무, 대표이사 정일택 사장, 영업총괄 임승빈 부사장, G.마케팅담당 윤민석 상무가 질의 응답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가 유럽 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현재 폴란드·세르비아·포르투갈 등을 후보지로 검토, 이중 한 곳을 선정해 신공장을 준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는 전일 지난 15일 용인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ECSTA Experience Day)'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고, 스포츠 타이어 엑스타(ECSTA)의 초고성능 퍼포먼스 타이어 3종을 선보였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유럽 신공장 신설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여파로 최근 자재비가 많이 상승했고 국가별·품목별 관세 등락 폭이 큰 만큼,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각종 조건을 놓고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등 유럽의 3개 국가를 대상으로 신공장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공장을 성공적으로 완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엔지니어들을 비롯해 상당 기간 파견이 필요한데, 현지에서의 취업허가증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라며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취업허가증을 받는 부분들이 지지부진했었지만, 거의 마무리된 만큼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단계 기준으로 연간 6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추는 데 약 8000억~9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외부 투자 자금 조달이나 내부 자금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금리 상황이나 현지 상황을 맞춰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겠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미국 관세 악재를 딛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프리미엄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탄력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올해 사상 최고 매출인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프리미엄 OE(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각 지역의 우수한 거래처로부터 3∼5개월 물량 수주가 확정된 점을 근거로 올해 실적을 달성하는 것은 낙관적이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지난 3년간 판매량에서 10%대, 매출액에선 20%대 증가율을 거두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5381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 ▲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금호타이어
    ▲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금호타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도 미국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는 변함이 없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 대표는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을 예의 주시하면서 기존에 수립한 투자 우선순위에 맞춰 공장 증설을 전개할 것"이라며 "미국 공장 바로 옆에 빈 부지를 이미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회사 의사 결정에 따라 충분히 유연성을 갖고 (공장 증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해 미국 내 타이어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현재 금호타이어 미국 공장의 타이어 생산 능력은 연간 350만 개 수준이다.

    다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현재 미국에 공급하는 물량은 고수익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라며 "가격 조정은 B2B·B2C 모두 포함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 타이어 자국 생산 비율이 30%에 불과해 관세가 유지된다면 전체 수입 타이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라며 "주요 완성차 고객사와는 원가 상승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가격 기준이 정해져 있어 이를 기반으로 가격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현재 미국에 1500만 개 타이어를 팔고 있는데 현지 생산량 350만 개를 제외하면 1150만 개가량은 수입 관세 위험에 노출돼 있다"라며 "관세와 연관된 가격 대응 시나리오로 현지 유통업계와 (가격 인상을) 협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미국에서 미국 타이어 회사가 만들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자급자족률은 30%밖에 되지 않아 (관세 부과 시) 타이어 가격이 안 오를 수 없다"라며 "적절한 가격 대응은 모든 타이어 업체가 고려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