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푸르덴셜생명 통합법인 출범2030년까지 업계 '빅3' 등극 포부자산 33조 업계 8위, 영업수익 3조 업계 7위"그룹지원, 시너지 전략, 물리·화학적 결합 수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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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라이프생명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이 같은 금융지주 계열 라이벌사인 신한라이프를 넘어, 오는 2030년까지 생명보험 업계 '빅3'에 등극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통합법인 기준 업계 7~8위 수준인 KB라이프가 불과 7년 뒤인 2030년 업계 '빅3'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금융지주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회사 간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지난 2일 출범식을 열고 통합법인으로서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푸르덴셜생명은 1989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후 2020년 KB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2004년에 설립된 KB생명과 통합해 올해부터 KB라이프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환주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최고의 인재와 담대한 혁신으로 가장 신뢰받는 평생행복파트너'라는 새 비전을 선포하고, 차별화된 종합금융 솔루션을 통해 국내 탑티어 생보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2030년까지 업계 3위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KB라이프의 총자산은 작년 10월 말 기준 33조 4725억원으로 업계 8위다. KB라이프 앞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업계 '빅3'를 비롯해 신한라이프,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쟁쟁한 보험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보험영업수익(3조 550억원)으로도 업계 7위권이다.

    현실적으로 업계 중위권 수준인 KB라이프가 7년 뒤인 2030년 '빅3'에 오르려면 기간 내 풀어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특히 전산시스템 등 IT 관련 물리적 결합과 조직 간 화학적 결합은 필수 선행조건이다. 

    이환주 대표가 출범식 이후 첫 번째 일정으로 종합상황실을 찾아 시스템 통합 담당 직원들을 격려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라이프 원 시스템(Life One System)'으로 명명된 IT 통합 작업은 작년 8월부터 시작됐으며, 사업 기간은 약 15개월로 잡혀 있다.

    화학적 결합의 경우, 작년 말 경영진 인사에서 이환주 대표가 푸르덴셜생명 출신 임원들을 대거 유임시키는 '탕평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16명 임원 중 10명을 푸르덴셜생명 출신으로 채웠는데, 업계 일각에선 영업채널 등 요직이 KB생명 출신들로 채워져 허울뿐인 '탕평'이라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제판분리를 통해 출범시킨 자회사GA 'KB라이프파트너스' 내에서도 불안 징후가 감지된다. 보험사 매출의 근간인 영업조직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근속년수가 20년 이상인 설계사들에게 위로금을 주는 'LTI(Long Term Incentive)제도'를 운영해 왔는데, 회사 통합 이후 이러한 LTI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이 설계사들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TI는 20년 넘게 근속한 55세 이상 설계사의 보장성보험 판매 수수료 중 일부를 회사가 적립해놨다가 추후 지급하는 제도다. LTI적립금은 설계사가 퇴직하거나 타 회사로 이직 시 지급되지 않는다. KB라이프파트너스가 설계사들에게 LTI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4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한편, KB라이프가 업계 '빅3' 목표를 이루려면 두 회사 간 물리적‧화학적 결합과 더불어 금융지주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지주 산하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카드, 증권, 손해보험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전략 수립이 필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주 차원에서 은행이나 카드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확보된 대규모 고객DB를 KB라이프에 몰아주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며 "요즘 보험 영업 트렌드가 점점 DB영업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