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5% 아래로… 케이뱅크만 5% 유지 당국 자제령도 한 몫실적·카드 등 고금리 조건도 까다로워
  • 새해 들어 시중은행에 5% 예·적금 금리가 실종됐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예금 금리도 빠른 속도로 올랐으나 연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령'으로 은행이 금리 인상에 멈칫한 데다 금리 정점론이 퍼지면서 은행의 수신경쟁도 잦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기준,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 중 5%대 금리를 조건없이 제공하는 곳은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전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4.2~4.5%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시중은행과 함께 수신경쟁에 열을 올렸던 지방은행 역시 금리 경쟁이 한 풀 꺾였다. 경남은행이 올해는 예금[시즌3]로 최대 5.15%의 금리를 제공하는데 신규가입자에 한해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부산은행의 '더특판 정기예금'도 첫 거래에 한해 최고 연 5.1%의 금리를 제공한다.  

    시중에는 특정 카드를 사용하거나,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5%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금리 하락세는 일차적으로 금융당국의 자제령이 컸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수신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비용이 커져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 이러한 조치에 나섰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허용하며 은행 역시 단기 자금에 숨통이 트였다. 지난달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일제히 총 1조1400억원어치의 은행채를 신규 및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7차례나 금리를 인상했으나 올해는 적게는 한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금리 정점론도 들끓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들은 이에 발맞춰 예금과 대출의 금리를 인상한다. 하지만 현재 금리 수준에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올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향후 예금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커지면서 2, 3년 만기의 장기 정기예금 가입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단기 자금조달 압박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당국의 눈치를 받으며 예적금 금리를 올릴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경기 침체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기 종료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