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절차' 언급, 구현모 KT 대표 연임 제동재임 기간 주가 90% 올랐는데… 주주가치 제고 아닌, 다른 이유 지적도홍기용 인천대 교수 "기업 지배구조 과도한 개입, 자유자본 시장 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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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을 두고 국민연금이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최대주주의 권리 행사라는 의견과 과도한 경영 개입이란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는 아직까지 임원 인사마저 내지 못하면서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KT의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달 28일 KT 이사회가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최종 추천하기로 의결한 데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서 본부장은 “대표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국민연금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의 당연한 권리 행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스튜어드십코드(Stwardship Cord)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특히, 국민연금은 KT 사외이사들이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지난해 초 KT 사외이사들이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해달라는 회사 요청에 수긍해 반대표를 던지지 않은 것을 두고 국민연금은 박 후보자가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사법 처리를 받은 점을 거론하며 반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다만, 국민연금의 행동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인해 오히려 혼란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구 대표의 연임 반대 목소리만 내고 있을 뿐, 구체적인 반대 의견을 비롯한 대안이나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더불어 대안으로 떠오른 인물이 없는 가운데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는 국민연금의 행보가 당초 밝힌 주주가치 제고 목적과 별개로 다른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실제로 KT는 구 대표 재임 기간 동안 주가는 90% 가까이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0%가량 늘었다. 특히, 구 대표가 ‘디지코(DIGICO)’ 전환으로 통신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사업성과 및 주주 가치 성장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과도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관여는 자유자본 시장에서 왜곡 현상을 갖고 올 수 있다”며 “공적자금을 운영하는 기관이 과도하게 기업 지배구조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