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 '고척 아이파크' 직접방문…하자보수 전수조사 점검하자점검단, 공공지원 민간임대 15개사업장·1만여호 조사착수 원희룡 "임대주택 품질관리 사전점검 강화…확인후 잔금지급"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척 아이파크 현장을 방문해 브리핑을 듣고 있다. ⓒ박정환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척 아이파크 현장을 방문해 브리핑을 듣고 있다. ⓒ박정환 기자
    "한 사회의 품격은 덜가진 자,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최근 사회적논란이 된 임대아파트 부실시공과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사의 책임시공과 철저한 하자보수를 주문했다.

    원희룡 장관은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 아이파크'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를 방문해 하자보수 전수조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지난 6일 입주를 시작한 충북 충주시 호암동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에서 발생한 하자보수 조롱사건이 계기가 됐다. 

    해당단지는 일부가구 내부벽지가 찢어져 있는가 하면 베란다 창틀이 설치되지 않거나 벽에 금이 가는 등 마감불량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특히 벽시공 하자를 요구하는 입주민 쪽지 옆에 '그냥 사세요'라는 낙서가 발견돼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원희룡 장관이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벽지는 찢어져 있고 천장은 마감도 안돼 있고 베란다에는 샤시도 없는 신축아파트에 '그냥 살라'니 입주자는 억장이 무너진다"며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국토부·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관리단·하자분쟁조정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하자점검단은 최근 입주했거나 입주예정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15개사업장 총 1만여호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 ▲ 원희룡 장관이 고척 아이파크 입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 원희룡 장관이 고척 아이파크 입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원 장관은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임대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재산이 부족하거나 덜 가진 분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덜 가진 사람에게는 대충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임대아파트를 건설·관리하는 이들에게 깔려있는 것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인격과 사회의 품격은 나보다 약한사람, 덜가진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며 "차별은 당하는 이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로 나 또한 다른이에게 더 큰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원 장관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로부터 최근 발생한 하자와 관련 후속조치 상황을 보고받고 아파트단지를 둘러봤다. 

    작년 10월 입주를 시작한 고척 아이파크는 5개동 총 2205가구로 이뤄진 국내 최대규모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로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대한토지신탁, 민간업체인 HDC현대산업개발 공동출자로 지어졌다. 

    고척 아이파크는 '명품임대'를 표방하며 45층 초고층설계 코스트코 등 상업시설 복합행정타운 공원 등이 함께 계획돼 임대아파트에 대한 선입견을 깬 단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입주를 시작한지 3일만에 일부가구에서 물이 새거나 침수피해가 생기는 등 하자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곧바로 컨시어지서비스를 도입해 입주민 불편을 해소했다. 컨시어지서비스는 전담매니저가 입주민이 제기하는 하자보수 요청을 실시간 접수해 처리하는 민원대행시스템이다. 
  • ▲ 서울 구로구 '고척 아이파크' 아파트단지 전경. ⓒ박정환 기자
    ▲ 서울 구로구 '고척 아이파크' 아파트단지 전경. ⓒ박정환 기자
    원 장관은 임대아파트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적 시선을 없애려면 건설사의 책임시공과 철저한 품질관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입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아파트 공사가 끝나더라도 시공사 이름과 브랜드는 영원히 남는다"며 "조금만 신경쓰면 막을 수 있는 하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사업자 수준이 그것밖에 안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의 부담으로 사업자에게 세제 등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돈만 벌면 끝이다' 식 얌체행위는 국민에 대한 배신으로 공공지원을 받은 만큼 공공성에 보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입주민들은 주거의 질과 하자보수 측면에서 대체로 만족한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품질인 임대주택을 저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부분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하자보수 경우 전문용어 등이 많아 입주자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입주민은 "시공사 하자보수 피드백이 빠른 것은 좋았다"며 "다만 하자보수 신청을 위해 앱을 사용할 때 건축용어와 구동방법 등이 어려운 점이 불편했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원 장관은 "앞으로 민간임대주택 품질관리를 위해 입주예정자뿐만 아니라 하자전문가도 참여토록해 점검을 강화하고 사전점검에서 지적된 하자가 조치됐는지 철저히 확인후 공사비 잔금을 지급하게 할 것"이라며 "이번 하자처리 실태 전수조사가 국민의 절반이 사는 임대주택이 고품질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