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WTO서 승소, 올 2월 해제… 북미 가전수요 확대 기대감현지 생산체제 구축, '리스크 해소-생산능력 확보' 등 경쟁력 쑥세이프가드 불구 세계 1등 휩쓸어 온 한국 가전, 북미 시장 '플러스 알파' 예고
  • ▲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 ⓒLG전자
    ▲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 ⓒLG전자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과 미국 간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분쟁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주며 결정된 세이프가드 해제 조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세이프가드 시행 가운데도 세계 가전시장을 휩쓴 LG와 삼성은 올해 북미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평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7일부로 미국 정부가 수입산 세탁기에 적용했던 세이프가드 제도가 종료된다. 이 제도는 지난 2018년 2월 발효돼 5년 간 이어졌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 규제를 할 수 있는 무역장벽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제안으로 이듬해 2월부터 도입해 3년간 지속됐고 종료를 앞둔 지난 2021년 월풀이 다시 연장 청원을 내면서 2년 간 연장됐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즉각 항의해 WTO에 제소했다. WTO는 지난해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WTO 협정에 불합치한다며 우리 정부 손을 들어줬고 다음달 완전히 해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세이프가드가 해제되며 당장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세이프가드가 시행된 지난 5년 간 미국 현지에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하며 현지 수요를 충족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세이프가드 발효를 앞둔 지난 2018년 1월부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LG전자는 같은 해 12월부터 테네시주에서 세탁기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게다가 세이프가드가 시행된 지난 5년 간 미국시장에서 LG와 삼성의 시장 지위도 여전히 공고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3%, LG전자 점유율은 20%로 한국 브랜드 세탁기가 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 대표 가전기업 월풀의 점유율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장기간 국내 가전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던 리스크가 해소되고 앞으로 북미시장에서 사업 운영 전략을 더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 해제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것이 WTO 제소를 통해 쟁취한 결과라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남용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세이프가드 해제가 당장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이후 북미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는데는 분명히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최근 미국 테네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류재철 LG전자 H&A(Home&Appliance)사업본부장(사장)은 "세이프가드 조치 해제는 우리에게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 사업 전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