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UAE 바라카 원전서 "추가 원전 협력·제3국 공동진출" 강조국내선 생태계 복원 지원… "올 3.5兆 일감 공급·매년 원전 1기 준공"산업부, 창원 원전협력업체 현장점검… "인력·금융 지원도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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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탈(脫)탈원전에 잰걸음이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중 윤석열 대통령이 "원전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 중에 있다"며 원전 협력에 드라이브를 걸자 이에 발맞춰 정부가 원전 생태계 정상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각) UAE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 참석해 "양국이 바라카 원전 성공을 바탕으로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강조했다. 원전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이에 뒤질세라 국내에선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17일 경남창원 지역 원전 협력업체 3곳을 잇달아 방문해 원전생태계 복원 성과를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창원을 중심으로 원전 일감 공급과 금융, 인력 지원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 9월 원전기업신속지원센터를 신설해 매주 산업부 합동 지원반이 현장 방문을 실시하는 등 밀착 지원하고 있다.정부는 원전이 내리막길을 걷는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나갈 신성장동력인 데다 탄소중립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고 공언했다.하지만 현재의 원전 생태계는 경쟁력을 많이 잃은 상태다. 직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탈원전 정책으로 문을 닫은 원전 협력업체가 속출하면서 인력은 빠져나가고 신기술 확보는 요원해지는 등 업계 생태계는 망가져버렸다.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려면 원전 생태계 복원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8월까지 폐업한 중소 원전업체는 69개로, 전체의 14.7%에 달한다.국내 원전 생태계 붕괴는 원전 주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협력업체 거래규모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협력업체와 계약한 건수는 2016년 2786건에서 2020년 1172건으로 급감했고, 계약한 협력업체 수는 320개에서 226개로 감소했다.이에 정부는 원전 업계에 일감을 조기 공급해 생태계를 살리는 것을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2조4000억 원의 일감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이보다 1조1000억 원을 늘린 3조5000억 원의 일감을 공급한다. 또 올해 신한울 2호기, 내년 신고리 5호기, 2025년 신고리 6호기를 준공하는 등 매년 원전 1기를 준공해 업계에 일감을 빠르게 공급키로 했다.천 실장이 이날 창원지역의 업계를 현장방문한 것도 정부의 이런 노력이 현장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방문 기업 중 한곳인 원비두기술은 두산에너빌리티 사내 협력사로,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주기기 제관·용접 전문 중소기업이다. 원비두기술은 신한울 3‧4호기 착공과 주기기 계약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조기 일감 공급을 위해 지난해 12월 사전발주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 냉각제계통 파이프의 제작을 수주했다.박봉규 원비두기술 대표는 "신한울 3·4호기 일감이 개시된 것 자체가 기업경영에 희망을 줬다. 수주 계약서로 기존 대출을 연장해 자금난 타개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일감을 공급해 업계에 활력을 되찾아달라"고 요청했다.천 실장은 "지난해 원전생태계 복원을 위해 일감 공급과 금융 및 인력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는데 원전 관련 중소‧중견기업에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올해는 원전생태계 복원이 가속할 수 있도록 신한울 3‧4호기 일감의 신속한 공급을 필두로, 금융·인력 등 지원정책의 대상과 규모를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