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 연임 반대 여론 여전… 경영계획 수립 차질인사·조직개편 계획 잠정 보류… 국민연금, 정치권 눈치보기노무현 정부 인사 이강철 사외이사 사임 불구 정치권 발목잡기 여전디지코 등 경영계획 수립 '타이밍' 중요한데… 성장동력 상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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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을 둘러싼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경영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이 기약 없이 늘어지면서 조직의 불안감은 커지는 형국이다.25일 KT에 따르면 사장단 및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당초 구 대표는 설 전에 이를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잠정적으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이는 구 대표 연임 여부를 두고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반대 기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안팎으로는 구 대표 연임이 정해지는 3월 주주총회 이후에나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디지코 실적을 높게 사면서 차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로 결정한 상태다. 구 대표가 재임 기간에 서비스매출 16조원 돌파, 주가 90% 상승 등 주주가치 기여 측면에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하지만 KT 지분 9.9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연임에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연금은 소유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지배구조 확보한 기업과 다른 측면에서 강화해야 한다고 문제 삼고 있다.정치권에서도 구 대표의 연임에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영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KT 차기 대표 선정 과정을 '밀실 담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및 KT새노조도 KT 이사회의 연임우선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들은 KT 정관 제33조(대표이사의 선임)를 근거삼으며 구 대표의 연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업계에서는 구 대표 연임을 둘러싼 반대 여론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무엇보다 KT를 둘러싼 정치적 외풍에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이강철 KT 사외이사의 사임도 정치적인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다만, 구 대표가 탈통신 기조 아래 디지코 전략을 실행, KT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측면을 높이 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통3사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이 더는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구 대표는 올해 초거대 AI '믿음(MIDEUM)'을 상용화하고, 디지털혁신(DX)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지주형 회사 전환 차원에서 밀리의서재, 케이뱅크 등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도 진행해야 한다.업계 관계자는 "KT 차기 대표 선임에 대한 잡음이 불거지면서 경영로드맵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며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