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 발표 필요보험료율 17~24%…현행 9% 대비 인상 불가피 기금 2040년 정점 후 2041년 적자 전환 인구구조 악화·경제성장 둔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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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고갈 시점이 205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체계를 유지하면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연금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특히 안정적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료율 수준은 17~24%로 조사됐다. 현행 9% 기준을 감안하면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추위)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향후 70년의 재정추계 시산(試算) 결과를 27일 발표했다.이는 5년 주기로 하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의 제5차 결과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당초 일정보다 2개월 앞당겨 일부 결과가 공개된 것이다.재정추위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앞으로 약 20년 간은 연금 지출보다 수입(보험료+기금투자 수익)이 많은 구조가 유지돼 현재 915조 원(2022년 10월말 기준)인 기금이 2040년에 1755조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하지만 이듬해부터는 지출이 총수입보다 커지면서 기금이 급속히 감소해 2055년에는 소진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이 시점엔 47조 원의 기금 적자가 예상된다.지난 2018년 발표된 4차 재정계산 결과와 비교하면 수지적자 시점은 1년, 기금 소진 시점은 2년 앞당겨졌다. 적립기금 최대치 규모도 4차 때의 1778조 원에서 다소 줄었다.◆ 저출산·고령화의 늪, 연금고갈 가속도이러한 재정추계는 인구와 경제, 제도 변수 등을 고려해 이뤄진 것인데 5년 전과 비교해 저출산·고령화는 심화하고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 여건은 더 악화해 연금 재정 전망도 어두워졌다.가장 큰 문제는 출산율 속도를 초월한 가파른 인구 노령화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비율이 올해 44.0%에서 오는 2070년에는 84.2%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실제 통계청의 ‘2021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3명으로 2024년에는 0.7명까지 하락한다. 기대수명은 올해 84.3세로 2070년에는 91.2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결국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초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늘면서 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나타내는 제도부양비가 취약해진다. 이 비율은 올해 24%에서 2078년 143.8%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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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별 필요보험료율 17~24%재정추위는 재정목표 시나리오별로 필요보험료율을 17~24%로 제시했다. 4차 재정계산 때는 16~22% 수준이었는데 연금개혁이 늦어지면서 당시보다 1.66∼1.8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지금은 월 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내면 되는데 당장 2년 뒤 17%로 올려야 2093년까지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연금개혁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필요보험료율은 적립배율에 따라 달라진다.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따로 받지 않아도 설정된 배수마다 연금을 지급할 수 있을 만큼 기금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2093년을 기준으로 적립배율 1배를 가정하면 필요한 보험료율은 2025년 17.86%, 2035년 20.73%다. 적립배율 2배의 목표를 설정하면 18.08%, 21.01%로 올라간다. 5배로 하려면 각각 18.71%, 21.85%로 증가한다.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22.54%까지, 일정한 적립배율을 유지하려면 23.73%까지 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다.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추계 시산 결과는 제도 세부내용을 조정하지 않고 현행 제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전망한 것”이라며 “기금 소진 연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연금개혁 논의와 종합운영계획 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정부는 오는 3월 다양한 시나리오별 분석을 포함한 재정추계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4월 말까지 활동하는 국회 연금특위가 개혁안을 논의하며 정부도 10월 말까지 국민연금 운영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