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Q 영업익 85% 급락… 연 16% 감소최대 고객사 LG디스플레이 실적 악화 직격탄전방산업 부진 속 삼성디스플레이와 DDI 협력 맞손OLED 태블릿·노트북 성장으로 수요 증가 기대
  • ▲ 자료사진. ⓒLX세미콘
    ▲ 자료사진. ⓒLX세미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호황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갔던 LX세미콘이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에 범(汎) LG가(家)인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의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에 나서며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해 매출 2조1193억원, 영업이익 31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6% 증가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LX세미콘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도 상반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갔던 LX세미콘은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6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85.2% 감소한 수치다. LX세미콘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밑돈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LX세미콘은 DDI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부진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수요 부진이 심화되면서 영업손실 2조850억원을 기록했다. DDI는 디지털 신호를 빛 에너지로 변환해 화면을 출력하도록 하는 제품으로,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노트북, 태블릿 등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전자제품에 사용된다.

    스마트폰과 TV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부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DDI 수요도 약세를 보이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LX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 관계를 가지며 공급망을 강화해 LG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은 최근 DDI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그동안 DDI 업계 1위인 모회사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등에서 DDI를 공급받았다. LX세미콘과 DDI를 거래한 적은 없었다.

    LX세미콘은 최근 대형 DDI보다 소형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다. LX세미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중 모바일 사업 비중이 51%에 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이번 협력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 최근 IT 기기에도 OLED 탑재량이 늘면서 늘어나는 DDI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의 협력은 양사 모두 공급망 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최근 전방산업 부진 장기화로 DDI 수요가 좋지 않지만, 애플이 태블릿·노트북 등 IT 기기의 OLED 전환을 추진하는 등 중소형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DDI 시장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