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순이자마진 개선장기 조달차질→대출제약 우려"벌써 주식·채권으로 이동"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한푼의 이자라도 더 받으려는 금리환승족이 늘고 있다.

    매달 수조원대의 뭉칫돈이 이자 변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이 기대되지만  장기적인 수익 관점에서는 불리하다는 지적이 더 많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4분기 대부분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각각 1.96%, 1.74%로 전 분기 대비 0.14%포인트, 0.12%포인트 올랐다.

    직전 분기 상승폭(하나금융 0.02%포인트, 하나은행 0.03%포인트) 보다 4배~7배 가량 가파르게 오른 모습이다.

    김영일 하나은행 부행장은 전날 열린 2022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파른 NIM 상승 배경에 대해 "은행의 작년 4분기 12bp(0.12%포인트) NIM 상승분 중 7bp(0.07%포인트)는 더 높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정기예금 중도해지 효과"라고 풀이했다.

    신한은행의 작년 4분기 순이자마진은 1.63%로 전년(1.41%)대비 0.22%포인트 뛰었다. 

    다른 시중은행 IR 담당자는 “정기예금 중도해지가 급증하면서 순이자마진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4대(KB국민‧신한‧우리‧하나) 시중은행의 지난해 4분기(10월~12월) 예‧적금 중도해지 건수는 301만건으로 직전 분기 해지(176만건) 보다 71%(125만건) 늘었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0월~11월 연 5~6%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은행 내부에서는 부(負)의 효과를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정기예금 수신잔액이 줄면서 은행권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결국 대출축소와 신용경색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정기예금의 증가 추세가 수그러든 것 같다”며 "벌써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