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995.16으로 전주 대비 11.73p↓산은·해진공의 HMM 지분 가치 4.4兆조만간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업황 하락세에 몸값 조정 가능성 거론
  • ▲ ⓒHMM
    ▲ ⓒHMM
    글로벌 해상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000 아래로 떨어지면서 HMM에 대한 몸값이 적정 수준으로 낮아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제 컨테이너선운임 시황을 나타내는 SCFI는 2월 둘째 주 995.16으로 전주 대비 11.73포인트 내렸다. SCFI가 10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8개월 만으로, 역대 최고인 2021년 1월 첫째 주 5109.60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SCFI는 산출 시작일(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운임지수를 계산한 것으로, 해운업계는 1000을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한다. 코로나19 들어 시작된 고운임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업황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해상운임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으로 물동량이 줄어드는 데다 전세계 해운업체가 코로나19 기간 주문해놨던 선박들이 인도를 시작하며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실적 타격도 예상된다. SCFI가 스팟(단기) 운임 변동을 나타내는 만큼 화주들과 장기계약을 맺는 HMM이 받는 충격은 작을 수 있지만, 운임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HMM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2022년 매출은 18조4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늘고, 영업이익은 34.1% 증가한 9조89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경우 영업이익률은 53.7%에 달해 2021년 53.5%에 이어 2년 연속 5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게 된다.

    다만, 올해부터는 실적 피크아웃(고점통과 후 하락) 현실화와 함께 실적 거품도 걷힌다. HMM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9조7707억원, 영업이익 2조1376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46.9%, 영업이익은 78.4% 각각 감소한 수치지만, 영업이익률은 22.3%로 선방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HMM의 매각작업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 종가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0조7344억원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이 각각 20.69%, 19.96%인 점에 비춰 이들 기관의 지분 가치는 4조3645억원 규모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영구전환사채(CB)를 고려하면 매각 대상 지분은 더 늘어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영구전환사채(CB)는 5억3600만주 규모로,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지분율은 71.68%에 달하며 지분 가치는 7조6944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산은은 HMM 실사와 원매자 후보군 선정 등 매각을 도울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검토 중이다. 자금력 있는 후보군 기업을 직접 접촉해 인수의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가 속한 현대차그룹, 물류회사인 LX판토스를 보유한 LX그룹을 비롯한 삼성SDS, SM상선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수의향을 공식화한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