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연 5%→3%대잔액 무더기 이탈투자자예탁금 5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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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5%를 넘었던 은행 예금금리가 올 2월 들어 기준금리(연 3.5%)를 하회하는 등 지속 하락세를 보이자, 은행에 몰렸던 시중자금이 다시금 주식 등 고위험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1년 만기)'의 기본금리를 연 3.0%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이 상품의 금리를 지난달 9일 연 3.8%에서 3.6%로 0.2%p 낮춘 것을 시작으로 16일(0.2%p), 30일(0.25%p), 이달 15일(0.15%p) 등 한 달 사이 네 차례에 걸쳐 총 0.8%p 인하했다.

    타 시중은행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은행 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 10일 기준 연 3.38%~3.50%로 형성돼 있다. 연 5.0%에 달했던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세 달 만에 금리가 최대 1.5%p 떨어진 셈이다.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연 2%대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주식‧코인시장의 하락 여파로 인해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던 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은행에 예치돼 있던 시중자금의 이탈 현상이 감지된다. 작년 하반기 급증했던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기준 812조 2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 1866억원 감소했다. 정점을 찍었던 작년 11월 말(827조 3000억원)과 비교하면 15조원 넘게 줄었다.

    이렇게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다시금 주식‧채권 등 투자시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작년 말 46조 4000억원에서 이달 1일 51조 5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5조원 이상 증가했다.

    향후 은행 예금금리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자금 이탈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이 돈 잔치를 벌인다'며 대출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대출금리를 못 올리면 예금금리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예금금리는 지속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