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 여파로 양측 치열한 대립구도정부, 14일 '민관 협의체' 착수회의 개최앞으로 시멘트 가격 등 현안 논의 예정
  • ▲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가 시멘트 가격을 두고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가 시멘트 가격을 두고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시멘트 가격을 두고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건설 경기 부진 여파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 착수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체는 정부가 이달 2일 발표한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의 후속조치이며,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를 비롯해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협의체를 통해 최근 가격이 급등한 시멘트 분야를 대상으로 논의를 진행해 공사비 폭등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협의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시멘트 가격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 간에 시멘트 가격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 인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레미콘 원가는 일반적으로 시멘트 30%, 골재 20%, 운송·유류비 20%, 인건비 등 기타 30%로 구성된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는 레미콘의 원재료이며, 원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벽돌, 블록, 몰탈 등 콘크리트 제품 등에 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자재 수급 안정화에 대한 중요도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멘트 가격은 1종 보통시멘트 기준으로 2020년 7월 1톤 당 7만5000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7만8800원, 2022년 9만2400원, 2023년 10만5000원, 2024년 11만2000원으로 급등해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 시멘트 수입을 두고도 양측 대립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시멘트 수입을 두고도 양측 대립하고 있다. ⓒ뉴데일리DB
    반면, 시멘트 업계는 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가격을 내릴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2284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2% 감소했지만 재고는 126만톤으로 약 16% 증가했다. 

    시멘트 업계는 수요는 줄고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에 하반기에는 수요절벽을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는 올해 시멘트 수요를 IMF 외환위기 첫 해인 4630만톤에도 미치지 못하는 4400만톤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시멘트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측은 해외 시멘트 수입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 안정을 위해 중국산 시멘트 수입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정부도 시멘트 수급 불안으로 인해 민간이 시멘트 수입을 추진하면 항만 내 저장시설 설치 절차를 단축하는 등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시멘트 업계는 “가격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시멘트 수입을 위해서는 설비투자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를 감안하면 중국산 시멘트의 가격경쟁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번 협의체가 건설자재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면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상호 긴밀한 소통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