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업데이트, 공용 플랫폼 사용 등 산업 혁신 예고제조원가 절감·구독 서비스 도입, 수익구조 전환산업 재편과정 진통 예상, 생태계 구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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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퍼스트무버 전략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 SDV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ver-the-Air, 이하 OTA)를 기본 적용할 방침이다. OTA를 적용하면 차량 구입 이후에도 기능을 최신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OTA는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외에도 엔진과 변속기 로직 등 성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엔진과 변속기를 제어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 전자제어 장치)의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일례로 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OTA를 통해 ECU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OTA를 시작으로 SDV로의 개념 전환을 알렸다. 기존 차량은 하드웨어와 각 부품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구동했다면, 이를 소프트웨어가 통합 제어하는 형태로 수정하겠다는 의미다.

    SDV로의 전환은 제조사의 제품 개발환경부터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까지 산업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SDV 구현을 위해 공용화된 플랫폼을 개발한다.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기반 차량(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 전용 플랫폼 ‘eS’를 적용한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플랫폼을 공용화하면 차급과 관계없이 부품을 공유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제조원가도 20%가량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SDV 중심 전략은 커넥티드 카를 비롯한 자율주행과도 맞닿아있다.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OTA 서비스를 탑재한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 카는 2025년경 2000만대에 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 카를 통해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차까지 모든 생애주기에서의 데이터를 습득하고 이를 구독형, 개인화 서비스로 연계할 방침이다.

    커넥티드 카로 수집한 데이터는 레벨 3단계와 그 이상 수준 자율주행의 개발과 구현에도 연관된다. 레벨3 자율주행은 시스템이 주행을 담당하고, 교통신호와 도로 흐름을 인식하기 때문에 주변 차량 데이터 수집과 상호작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내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을 적용한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HDP, Highway Driving Pilot)을 공개할 계획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기아 EV9에는 SDV 개념을 처음 적용한다. 향후 EV9을 통해 3단계 자율주행 기술 기반 고속주행과 원격 주차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입해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강화하고 초연결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인력을 채용하고 IT 기반 조직문화 변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SDV 중심 전략이 기존 차량의 개념에서 완전히 탈피하면서 산업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동화에 이은 소프트웨어 중심 변화로 부품 등 협력업체와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DV로 변화는 제조사뿐만 아니라 기존 차량의 운전자 중심, 이동 수단으로서 역할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부문에서 퍼스트무버로 도약한 만큼 SDV로의 전환에 앞장서는 데 있어 생태계 구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