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기주총서 신 회장 사내이사 선임 예정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 등기임원“책임 경영 강화 및 글로벌 투자‧M&A 지원”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에 복귀하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행보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 육성을 본인이 직접 관장하고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22일 제 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신 회장이 지난 2019년 12월 31일 롯데칠성음료 이사직에 있다가 사임한 지 3년 만이다. 당시 그는 롯데칠성을 비롯해 롯데쇼핑·호텔롯데 사내 이사직에서도 일제히 물러난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15일에는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 기타 비상무이사에서 사임하기도 했다.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된 2004년 이후 20여 년 만이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계열사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롯데칠성음료 경영 복귀에 따라 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 등 5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행보가 롯데그룹이 육성 중인 신사업 지원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이름을 올린 계열사들은 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적지 않은 핵심 계열사들이다. 주요 계열사 등기 임원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 육성에 힘을 더 쏟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롯데 관계자 또한 신 회장의 복귀와 관련 “책임경영 강화와 글로벌투자, 인수합병(M&A), 사업확장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부문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올해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본격 추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 1월 상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 신동빈 회장 또한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변화와 혁신을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변화된 관점의 혁신을 강조한 상황이다. 

    특히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헬스 앤 웰니스와 관련되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육성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과거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를 지낼 당시 롯데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이에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의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 테마에 맞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8월 건기식 연구개발·플랫폼 회사 빅썸바이오 지분 약 53%를 인수하며 건강기능 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맞춤형 건강기능 소재 확보와 이를 통한 기능성 제품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전 생애주기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면서 소비자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재 호흡기 건강을 위한 기능성 식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 롯데케미칼은 올해 수소와 배터리 소재사업 부문을 미래 핵심사업 두 축으로 삼고 공격적 확장에 나설 예정인데다, 롯데제과 역시 롯데푸드와 성공적으로 통합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신 회장이 이사회 참여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또 다른 계열사 등기이사직에 추후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 그룹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 육성 축을 맡고 롯데렌탈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달 23일 예정된 주총에서는 해당 사안은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확정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오너가 사내이사를 맡으면 책임소재가 분명해지고 의사결정이 신속해진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경기침체로 산업 전반이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이 그룹의 중장기 미래 전략과 먹거리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