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 지난해 정의선 회장 동서 소유 회사 200억원대 인수현대차도 비슷한 시기 구현모 쌍둥이 형 회사 '에어플러그' 인수회사 동원해 가족 회사 인수해 준 '보은 투자' 의혹
  • ▲ KT 사옥. ⓒ뉴데일리 DB
    ▲ KT 사옥. ⓒ뉴데일리 DB
    현대자동차그룹이 구현모 KT 대표 쌍둥이 형의 회사를 거액에 인수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KT 역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모씨가 설립한 회사를 200억 원이 넘는 거액에 인수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과 통신업계에서는 KT와 현대차그룹 간 '보은성 투자' 의혹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 자회사인 KT 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 지분 100%를 206억8천만 원에 인수했다.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는 차량용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회사로 2005년 10월 설립됐다. 설립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동서지간인 박모씨다. KT측은 인수 배경으로 "클라우드 사업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KT와 현대차 간의 밀월 관계를 고려하면 '뒷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9월 구 대표의 쌍둥이 형인 구준모 대표가 2010년 6월 설립한 회사 '에어플러그'의 지분 16.84%를 36억 원에 사들였다. 이어 2021년 7월 나머지 지분 82.48%를 245억 원에 인수하고 에어플러그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KT는 정 회장 동서의 회사를, 현대차는 구 대표 쌍둥이 형의 회사를 거액의 회삿돈을 들여 사준 셈이다.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와 에어플러그 두 회사 모두 인수 과정에서 회사 가치에 비해 과도한 금액이 책정됐다는 점도 의혹을 사고 있다.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는 지난 2020년 기준 매출 60억 원에 영업이익 1억5천여만 원을 기록했고 에어플러그는 지난 2021년 기준 매출 19억5천여만 원에 11억7천여만 원의 영업 손실을 낸 회사다. 두 회사 모두 직원 수도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렇다할 업력도 없는데다 당장 영업 손실을 낸 회사를 수백억 원을 들여 인수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란 시각이 많다. 대기업이 미래가치를 보고 신사업에 투자를 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해당 회사들의 규모나 인수 금액을 볼 때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T 안팎에서는 KT와 현대차그룹의 밀월 관계의 중심에 윤경림 현 KT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윤 부문장은 2019년 KT에서 나와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에어플러그 인수가 완료되자 다시 KT로 재입사했다. 업계에서는 윤 부문장이 구 대표 형의 회사를 현대차가 인수하는데 모종의 역할을 한 공을 인정받아 재입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형 회사를 비싼 값에 인수해 준 현대차에 보은하기 위해 자회사를 동원해 정 회장 동서의 회사를 사준 게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오는 7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 1명을 선발한다. 윤 부문장과 함께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등 4명이 숏리스트에 올라 있다. KT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