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속도·정점 높일 준비돼"3월 빅스텝 가능성 30→70% 껑충당국 압박에 1%p 이하 가산금리 받던 시중은행들 고심불확실성 커져 인상 불가피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 센터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 센터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DB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을 예고하면서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최종금리 수준도 기존 예상보다 상향될 것으로 보여 이와 연동되는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8일 새벽(한국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어 최종금리 수준은 당초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6월부터 기준금리를 한번에 75bp(1bp=0.01%p)씩 4차례 올렸다가 지난해 12월 50bp, 지난 2월 25bp로 인상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오는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폭을 50bp로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50bp 가능성을 70.5%로 반영 중이다. 전날 31.4%에서 대폭 올린 셈이다. 전날 68.6%로 반영되던 25bp 인상 가능성은 29.5%로 줄었다.

    최종금리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금리정점 수준은 5.1%로 상단 기준 최대 5.25%까지 인상이 예상됐었다. 이달과 5월, 그리고 6월까지 25bp씩 인상해 최종금리에 도달한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하지만 현재 선물시장에서는 6월까지 5.75% 도달 가능성을 54.2%로 반영 중이다.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 전망보다 50bp 높아진 것이다.

    혼란스러운 미국 금융시장은 국내로 고스란히 전이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1년물 금리는 지난달 3일 3.4% 이달 3일 3.75%까지 치솟았다 3.7% 안팎을 횡보 중이다. 3년물은 같은기간 3.11%에서 3.9%까지 진폭을 키웠다.

    아직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까닭에 현재 기준금리(3.5%) 반경 안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지만, 통화정책 기조가 언제 바뀔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전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금통위원 의견 대부분이 앞으로 나오는 주요국 금리결정과 데이터를 보며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변동에 예민한 시중은행들은 고민이 깊어진 표정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2.51%로 전월(2.47%) 대비 4bp 올랐다.

    은행들은 금리정점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유력해지자 가감조정(우대)금리를 상향해 실제 주담대 가산금리 수준을 1%p 이하로 떨어뜨렸다. 정부의 '돈 잔치' 지적도 가산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가격이 요동치고 환율이 널뛰면서 최종금리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산금리 주요 지표인 리스크프리미엄이 더 크게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