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만기 14조 도래순발행 10조 훌쩍요구불 예금 빠진 은행들 조달 경쟁
  • ▲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뉴데일리DB
    ▲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뉴데일리DB
    연말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 전략이 치열하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소폭 꺾였지만, 기업대출 수요는 여전한데다 건전성 관리도 한층 강화돼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물량은 14조1391억원에 달한다. 은행들은 지난 8월 이후 만기 도래 물량보다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하는 순발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순발행액을 보면 8월 3조7794억원, 9월 4조6800억원, 10월 7조5393억원, 11월 10조3327억원 등 매달 순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다. 통상 분기말 자금조달 수요가 많은 만큼 이달에도 순발행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열을 올리는데는 대출수요는 몰리는데 예수금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역 10월 원화예수금은 2055조2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2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저비용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20조8000억원 줄었다. 투자를 모색하던 단기성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대출수요도 꾸준하다.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5조원 넘게 늘었다. 10월 증가액 6조3000억원 보다 증가세는 줄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결코 작지 않은 수치다. 여기에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에 넘어온 기업대출도 올해만 70조원 넘게 늘면서 여신부문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도 불안한 진폭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 국내 채권금리도 내림세에 가세했지만, 지난달 23일 4.02%까지 내렸던 은행채 1년물 금리가 2거래일 만에 다시 4.05%로 반등하는 등 예측가능성을 흐리게 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금리 정기예금 및 퇴직연금 만기가 집중되며 작년과 같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예수금 데이터를 실시간 단위로 자동 전송받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업대출은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낮은 대기업 대출 중심으로 늘고 있지만, 저금리 기간 중 누적된 한계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