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발언' 쏟아내신중한 김주현 위원장과 대비출마설 등 횡행… 보다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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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말이 곧 정부 메시지다"."금융위원장이 안 보인다".금융당국 양대 수장에 대한 금융권의 일반적 촌평이다.그간 금융 정책을 맡는 금융위원회와 감독·검사를 수행하는 금융감독원은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왔다.서로의 위상을 존중하며 정부 정책의 입안과 수행, 감독과 감시 기능의 책무를 다해왔다.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모습은 어쩐지 한쪽으로 기울어져 보인다는 평이 많다.거침없는 이복현 금감원장에 비해 신중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행보가 눈에 잘 띄질 않는다는 이유다.취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원장은 늘 이슈의 중심에 있다.은행권 돈잔치 질타를 비롯해 금융지주 지배구조, 은행산업 개편에 이르기까지 '당당한 워딩'을 쏟아낸다.매번 금감원 보다 한발짝씩 앞서 움직이는 모습이다.최근 잇따른 현장 방문에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안을 내놓을 정도로 파워풀하기도 하다.호사가들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위상이 역전된 것이 아니냐고까지 한다.급기야 지난해 국감에서는 두 수장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를 빚기도 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사전 통지와 관련, 김주현 위원장은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했다.반면 이복현 원장은 "위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예·결산 승인권을 가진 상급단체격인 금융위원장을 앞에 두고 그것도 공식석상에서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은 무척 이례적이었다.두 수장의 '극과 극' 행보는 출신과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김 위원장은 전형적인 관료 출신으로 매사에 신중한 편이다. 워딩도 늘 조심스럽다.검찰 출신인 이 원장은 적극적이고 거침이 없다. 언급도 직설적이다.자연스레 금융사들은 이 원장의 워딩에서 '함의'를 읽으려 애를 쓴다.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말이 정부의 메시지라고 가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금융권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 이 원장 '이후'에 대한 말이 많다.동작, 서초, 양천 출마설이 횡행한다. 7월 퇴진설도 오르내린다.많이 부풀려진 모양새로, 정작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바라보는 시선들은 저멀리 앞서있기도 하다.SVB 사태로 다시금 '금융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는 즈음, 이복현 금감원장의 '워딩'이 보다 더 신중해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