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문제에도 발생원인 아직도 못찾아배터리 교체에 300만원 넘는 비용 들어사설업체에서 배터리 수리로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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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이상이 없다가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시동이 켜지지 않았습니다. 포르쉐코리아 서비스센터에서는 발생 원인을 알 수 없으며, 350만원 정도의 배터리 유상교체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설업체에서 훨씬 낮은 비용에 배터리 수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고민됩니다.”포르쉐 ‘카이엔’ 차주들이 차량 배터리 방전 문제에 대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카이엔 차주 A씨는 이달 초 카이엔 하이브리드 차량을 인도받은 당일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건을 겪었다.A씨는 “저는 제 차를 몰고 아내가 카이엔 신차를 운전했는데, 주행 중 차가 멈추더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면서 “1억5000만원이 넘는 새 차를 받자마자 강남 한복판에서 차가 서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차주 B씨는 이달 22일 세 번째 배터리 방전으로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다.당시 B씨의 차량 계기판에는 ▲주행등 컨트롤 고장 ▲보행자 보호 장치 고장 ▲에어백 시스템 고장 ▲ACC 이용 불가 ▲차선 유지 보조 장치 제한됨 등 10개가 넘는 경고등도 점등됐다.B씨는 “포르쉐코리아에서는 매번 배터리 문제이며, 충전만 하면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면서 “배터리 방전에 각종 경고등이 켜지는데 이게 큰 문제가 아니면 무엇인지 화가 난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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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 차주들은 배터리 방전 사안에 대해 2년전부터 발생한 고질적인 문제이지만 아직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차주들에 따르면 카이엔에 장착된 배터리가 방전되면 ‘차랑 전기 장치 고장’, ‘차량 전기 시스템 고장’, ‘전기를 위해 엔진 구동 필요’ 등의 경고등이 뜨면서 차량이 멈춘다.현재까지 문제가 발생한 차량은 2019년 이후 출시된 카이엔, 카이엔 하이브리드, 카이엔 터보, 카이엔 쿠페 중 리튬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이다.카이엔 고객이 차량을 구입한 지 2년이 넘으면 배터리 교체 시 300만원이 넘는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내야 한다. 다만 배터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교체 작업에만 최대 수개월이 소요된다.이에 따라 해당 증상을 겪은 차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C씨는 “배터리 방전에 대해 포르쉐코리아에 문의할 때마다 마치 ‘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라면서 “한동안 시동을 켤 때마다 트라우마가 느껴졌다”고 말했다.실제로 포르쉐 카이엔 동호회인 ‘THE CAYENNE CLUB(더 카이엔클럽)’은 지난해 8월 포르쉐코리아의 서비스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성명서에는 “포르쉐코리아는 배터리 방전 발생 원인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지만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면서 고객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서비스센터에 각종 문제들을 알렸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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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배터리 방전을 겪은 차주들이 포르쉐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사설업체로 향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면 3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PSM모터스 등 사설업체에서는 80만대의 낮은 금액으로 교체가 아닌 ‘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PSM모터스 측은 카이엔에 탑재된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는 수명이 길고 수백회 충전을 해도 배터리 효율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내부 시스템으로 인해 한 번 방전이 되면 재충전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고 진단했다.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연구를 한 결과 리튬 배터리 회생 기술을 개발했으며, 올해 1월부터 배터리 교체 없이 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더 카이엔클럽 운영자는 “회원들은 1억~2억원의 고가를 들여 차를 구입했지만 배터리 방전을 비롯해 PCM(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결함 등으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포르쉐코리아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서 회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포르쉐코리아 측은 “서비스센터에서 절차에 따라 방전된 배터리를 교체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