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반포2차' 50층 신통기획안 확정인근 '반포 센트럴 자이', 한강뷰 소멸 예정조망권 제한에 집값 저평가…조합원간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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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서울플랜'에 따른 층고제한 폐지로 서울 한강변 일대 초고층 아파트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조망권갈등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특히 기존에 누렸던 '한강뷰'가 인접 단지의 고층 재건축으로 사라질 예정인 곳들은 '조망권을 도둑맞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같은 단지 내에서도 한강뷰를 확보한 조합원과 그렇지 않은 조합원간 갈등이 커지는 등 향후 조망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를 50층 내외 초고층으로 재건축하는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한강변과 접한 동의 15층 높이 제한도 20층 내외로 완화했다.준공 45년 차를 맞은 이 단지는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했지만,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한강조망권 확보와 평형 배분 문제로 주민간 갈등이 불거지며 사업이 지연됐다.초고층 신통기획안 확정으로 '신반포2차'는 강남권 한강변이라는 상징성에 수익성까지 더해지며 정비사업 시장 최대어로 부상했다.하지만 '신반포2차' 재건축으로 인해 한강뷰가 곧 사라지게 된 잠원동 '반포 센트럴 자이' 주민들은 이번 신통기획안 확정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현재 한강변에 위치한 '신반포2차'는 최고층이 12층이고, 바로 남쪽에 접한 '반포 센트럴 자이'는 35층이다. 이에 '반포 센트럴 자이' 북측의 중층 이상 가구들은 한강변 조망이 가능했다.하지만 '신반포2차'가 재건축을 통해 50층까지 올라가면 그동안 누렸던 한강뷰가 사라지게 된다. 이전에는 단지 서쪽으로도 한강을 볼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잠원동 '래미안 원베일리'에 막혔다.단지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신반포2차 재건축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사업이고 반포 센트럴 자이 주민들도 한강뷰가 영구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신반포2차가) 50층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씁쓸해하는 주민들이 적잖다"며 "재건축으로 인한 조망권 제한은 이미 시세에 반영돼 당장 단지 가격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조망권 한계로 인해 '반포 센트럴 자이'는 우수한 입지와 브랜드에도 주변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 단지 전용 84㎡(3층) 매물은 이달 28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최고 거래가보다 8억원가량 떨어진 금액이다.반포동 G공인 관계자는 "한강변 조망에 더 유리한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 84㎡는 현재 호가가 35억~45억원에 형성돼 있고 래미안 원베일리도 조망이 좋은 분양권을 사려면 30억원대 후반은 생각해야 한다"며 "같은 단지라도 한강뷰 여부에 따라 가격이 4억~5억원가량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시장에서는 한강변을 따라 초고층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조망권을 둘러싼 단지 또는 주민간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미 서울 곳곳에서 조망권으로 인한 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목화아파트'와 '삼부아파트'가 통합재건축을 시도하다 한강뷰 문제로 갈라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통합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서울시가 한강변 목화아파트 부지를 수변공원화하고 삼부아파트 부지에 통합단지를 조성하라고 요구하자 목화 주민들이 한강조망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한 것이다.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청담 르엘'에서는 한강조망권을 두고 조합원간 갈등이 불거졌다.이 단지는 조합원 동·호수 추첨이 100% 무작위가 아닌 거주 위치나 층수 등을 고려한 '군(郡)' 배정 방식으로 이뤄진다. 즉 한강변에 거주하던 조합원만 한강뷰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다.이후 설계 변경으로 가구당 창문이 추가로 설치되고 조망권이 확대되자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강뷰가 없는 조합원들이 한강뷰 조합원들에게 추가분담금을 내라고 요구한 것이다. 현재 조합은 분담금을 재조정하기 위한 자산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현재 법적으로는 한강조망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2007년 대법원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리바뷰아파트' 주민들이 한강조망권을 침해당했다며 인근 재건축사업 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조망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놨다.당시 법원은 조망권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한강 근처 아파트들처럼 인공적으로 건물 층수를 높여 얻게 된 조망이익은 보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한 개인이 주변 단지로 인해 한강뷰 같은 조망권을 얼마나 침해받았는지 객관화하기 어렵다"며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도 손해배상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