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간분양, 내년 8만5840가구로 올해比 32.3% 급감입주예정물량 10만728가구 줄어 … 2014년 이후 최저수준"내년 하반기 아파트값은 물론 전월세시장 변동폭 커질 것"
  • ▲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연합뉴스
    ▲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연합뉴스
    경기침체 여파로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분양물량도 예년에 비해 급감할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10만가구 줄어든 26만가구, 분양예정 아파트는 올해보다 7만가구 넘게 감소한 4만96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처럼 주택공급 부족 장기화가 예고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 아파트값 상승은 물론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전월세시장 가격상승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은 8만5840가구에 그쳤다. 올해 12만6808가구에 비해 4만968가구(32.3%) 급감하는 규모다. 국내 주요건설사 25곳의 내년도 분양예정 사업장 158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지역별로 서울 분양물량은 내년 2만1719가구에 그쳐 올해 2만6484가구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했던 2021년(8256가구)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경기는 내년 5만550가구로 올해 7만8625가구에 비해 35.7% 급감한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 분양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더샵포레나(2601가구)', 의왕시 '고천나재개발(1913가구)', 구리시 '딸기원2지구재개발(1096가구)' 정도에 불과하다. 인천 분양물량은 1만3571가구로 올해 2만1699가구에서 37.5% 쪼그라든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내년 전국 분양물량은 14만6130가구로 집계됐다. 22만2173가구였던 올해보다 34.2% 감소하면서 2000년 이후 최소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제 분양실적이 당초 분양계획보다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의 내년도 실제 분양물량은 이번 조사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월별로는 내년 1월(1만6066가구)이 가장 많다. 이는 올해 분양계획이 잡혔다가 연기된 물량이 연초에 몰린 영향이다. 이어 분양성수기로 꼽히는 4월과 5월 각각 1만1163가구, 1만1261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급부족 문제가 두드러져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치가 불안정해지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시장에서도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 분양물량 감소로 주택공급 공백이 가시화하면서 하반기부터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어서 서울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급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내년말 저점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집값 보합이 이어지고 매물이 쌓이면 전셋값이 올라 갭투자하기 좋은 환경인데 지금이 보합상황이라 내년에 바닥을 찍고 장기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서울 시내 빌라 밀집 지역과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시내 빌라 밀집 지역과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내년 하반기 집값상승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면서 주택매수에 나서야할지 당분간 관망세로 매수타이밍을 늦춰야할지 실수요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일반적으로 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값의 55~60%에 달하면 부동산시장이 상승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보는데 현재 해당 비율이 53.9% 수준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내년 전세가율 변화추이를 살펴서 주택 매수타이밍을 잡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도 줄어들면서 전월세시장도 비상이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총 26만3330가구로 올해(36만4058가구)보다 27.7%(10만728가구) 감소한다. 2014년(27만4943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대출규제로 주택매수가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내년 전세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주물량 감소와 함께 매수심리위축으로 전세를 계속 유지하고자하는 전세수요의 증가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임대인이 4년동안 인상하지 못한 임대료와 4년동안 인상하지 못할 임대료를 반영하는 현상 때문이다"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그나마 있는 입주물량도 내년 상반기에 몰려 있어 이사수요가 가장 많은 가을을 전후로 수도권에 전세, 월세 가격 변동폭이 커질 것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