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120달러 안팎에서 급등락조선업계, 후판가 인상 불가 입장 고수상생 협력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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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사와 철강업계의 상반기 후판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인 가운데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30일 톤당 철광석 가격은 128달러로 전일 대비 2.9달러 증가했다. 전주 대비로는 6.9달러, 연초 대비로는 10.35달러 오른 가격이다. 그러나 3월 고점 133.1달러 대비로는 내린 수치로, 전반적으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철강재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지표로 조선용 철강인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주요하게 작용한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79.5달러로 저점을 찍었다가 이후 상승해 올 1월 120달러를 돌파해 12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대비 오른 철강석 가격을 근거로 후판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현재 철강석 가격이 2021년 5월 역대 최고치였던 톤당 233달러의 절반 수준인 데다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운 만큼 후판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급격히 오른 후판 가격 때문에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손실이 불가피했다. 올해는 후판 가격 인하까지는 아니어도 동결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며 “후판 가격 협상은 2월에 시작했는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제조에 쓰인다. 선박 생산원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달해 후판 가격에 따라 조선사의 수익성이 결정된다. 반면 철강사에게 후판은 핵심 매출원으로, 철광석 가격상승에 따른 부담을 후판가 상승으로 방어하고 있다.

    후판 가격은 지난 2021년 상반기부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에서 세 차례 협상에 연이어 오르며 톤당 12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라 후판가 협상에서 가격을 인하해 톤당 110만원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조선사는 그동안 급격히 오른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 대규모 손실을 내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업도 각각 1조7547억원, 1조31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이 지속된 가운데서도 한국조선해양이 3556억원의 적자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1조3469억원, 삼성중공업 8544억원 등 손실을 지속했다. 조선사들은 올해를 흑자 실현의 원년으로 설정한 만큼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통상 상반기 후판가 협상은 3월 말에서 4월 초 마무리된다. 최근 철강석 가격의 혼조세와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에 따라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은 7월에 시작해 6개월 만인 12월에서야 마무리됐다.

    한편에서는 양측의 상생협력에 따라 후판 가격 협상이 극적 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28일 ‘철강-조선업계 상생협약식’을 열고 협력을 통해 제조업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양 업계의 상생협력 움직임에 환영을 뜻을 밝히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