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재용 등 참석, 아산캠퍼스서 '투자 협약식' 8.6세대 IT용 OLED 투자 통해 'LCD→OLED' 전환 가속도LCD 이어 OLED '과감한 투자' 기반 '주도권' 잡기 정조준'60조 지역 투자' 약속 첫 이행… "삼성 노력, 국내 투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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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IT용 OLED 시장 선점을 위해 4조원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태블릿 등 IT용 OLED에서도 다시 한 번 기술 격차를 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4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을 통해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오는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사업 주요 협력업체, 충남지역 4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통해 LCD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 노트북 시장의 중심 기술을 OLED로 빠르게 전환해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OLED 기술로, 중국으로 넘어간 한국 디스플레이의 영토를 탈환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규 라인이 완성되는 2026년이면 IT용 OLED를 연간 1000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IT용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으로, 현재 대비 5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삼성의 이번 투자는 일본의 JOLED가 투자 실기를 놓치며 최근 파산 수순을 밟은 것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JOLED는 한국과 중국에 뒤쳐진 OLED 경쟁력을 단숨에 뒤집기 위해 지난 2015년 소니, 파나소닉, 재팬디스플레이(JDI) 등 일본 기업과 민관공통투자펀드(INCJ)가 합작한 OLED 전문기업이다. 전문가들은 JOLED의 실패 원인을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술 및 경영전략에서 모두 실기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JOLED의 파산은 쇠락한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LCD 산업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압도당한 뒤 번번이 투자 시기를 놓쳐왔고, 2015년 이후 중소형 OLED 투자 국면에서도 조단위 투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제대로 양산 라인을 꾸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삼성은 디스플레이 사업 초기부터 과감한 투자로 사업의 승기를 잡아왔다.

    40인치 대형 LCD TV 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했던 삼성은 2003년 8월 경쟁사와 달리 6세대를 건너뛰고 바로 7세대 LCD 투자를 결정했다. 그 결과 전체 LCD 시장과 달리 고전하던 TV용 LCD 시장에서 2005년 20%를 기록하며 샤프(18%)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2008년에는 LG를 꺾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05년 11월에는 수요처도 없는 상황에서 4700억원을 투자해 1만3800평 규모의 OLED 전용라인, A1(4.5세대) 라인 건설에 나섰던 삼성은 2007년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며 세계 최초로 OLED 양산에 성공해 OLED 산업화를 주도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10조원 이상의 투자비를 들여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A3'을 구축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생산량을 큰 폭으로 확대하며 스마트폰의 기준을 'LCD'에서 'OLED'로 바꿔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8.6세대 IT용 OLED 투자에 대해 "다자경쟁에서 양강구도로 변화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구도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한 초강수"라고 분석했다. 

    또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투자는 '첨단산업 발전과 지방 균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2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설비 및 건설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충남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이 8.6세대 OLED 기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과 협업을 통한 '종합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 등 산업계는 물론 정부, 대학, 연구기관의 '팀플레이'도 중요하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팀코리아'는 충남이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충청남도와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들은 '신규투자 협약서'를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경쟁력과 소바장 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공동기술 개발, 상생협력 등을 약속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삼성이 지난달 약속한 60조원 지역 투자의 첫 이행이기도 하다.

    글로벌 '첨단산업 제조시설 유치 경쟁'은 '전쟁터'라고 불릴 정도로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첨단제조시설을 자국 내에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지원을 쏟아붇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발표는 대한민국의 '첨단산업 국내 유치'성과로, 첨단산업 입지로서의 대한민국의 매력과 가능성을 전 세계에 환기시키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 투자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약속한 정부, 어려운 환경이지만 미래에 더 큰 기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진행하는 삼성의 노력은 한국 경제 전반의 자신감과 국내 투자 의지를 끌어올리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