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벤처스 신관호 대표 인터뷰올해 국내 펀드 구축, 3년 뒤 2000억 투자 운용 목표"현대코퍼레이션 NEST 제도 활용해 스타트업 해외진출 도울 것"
  •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가 법적으로 허용된 지 1년 만에 CVC의 평균 자산 운용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섰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구조를 개편하거나 신사업을 찾는 기업들이 늘면서 CVC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의 벤처 대출 전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CVC 업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의 지향점과 성과, 향후 보완해야 할 부분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 ⓒ정상윤 기자
    ▲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 ⓒ정상윤 기자
    지난달 29일 현대코퍼레이션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프롤로그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신관호 대표를 직접 만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들어봤다.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종합상사'의 경험을 살려 글로벌 종합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 2021년 CVC 프롤로그벤처스를 설립해, 2022년 7월 신기사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프롤로그벤처스 자본금은 110억원 규모로 현대코퍼레이션과 현대코퍼레이션의 지주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출자했다. 각각 프롤로그벤처스의 지분 81.8%, 18.2%를 보유하고 있다.

    신 대표는 "현대코퍼레이션이 국내 신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에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고자 CVC를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합상사의 CVC인 프롤로그벤처스 입장에선 튼튼한 해외 네트워크 역량을 기반으로 우수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의 서곡을 담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스타트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한계성을 느끼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40여 개의 강력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보유한 종합상사가 대주주인 프롤로그벤처스가 스타트업의 최상의 파트너라는 설명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 1976년 현대그룹의 수출입 전문 기업으로 출범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국제무역, 해외투자, 에너지, 자원개발 분야에서 활약했다. 최근 투자형 종합회사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 ⓒ정상윤 기자
    ▲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 ⓒ정상윤 기자
    프롤로그벤처스는 출범 직후 지난 7월 29일 약 50억원 규모의 '프롤로그벤처스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결성해 첫 투자를 집행했다. 첫 투자처는 푸드테크 기업인 아머드프레시다. 아머드프레시는 국내 최초로 아몬드 우유로 비건치즈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스타트업 발굴과 더불어 펀드 구축에 가장 중점을 둘 전망이다. 

    신 대표는 "올해는 두개 정도의 펀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기술 금융사이기 때문에 벤처기업부터 중견기업, 상장사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 앞으로 블라인드 펀드를 7개나 8개 정도 구축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롤로그벤처스의 올해 목표 펀드 금액은 500억원이다. 2025년까지 3년 내 2000억원으로 운용 금액 확대가 목표다.

    프롤로그벤처스는 펀드 구축 후 현대코퍼레이션의 글로벌 네스트 제도를 이용해 스타트업 지원 및 투자에 힘쓸 예정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 2021년부터 현지화 전략으로 'NEST' 권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일정 규모의 권역(NEST)으로 나누고, 권역장 관리 체제를 통해 여러 법인·지사 협업을 도모한다. 최근 유럽과 CIS NEST를 분리해 북중남미, 동서남아, 유럽, 독립국가연합, 아중동, 일본총 6개 권역으로 운영하고 있다.

    프롤로그벤처스와 현대코퍼레이션 NEST제도는 양방향 협력 체제로 시너지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신 대표는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에는 인적 시스템까지 마무리 될 예정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해외 투자를 위한 전용 펀드를 추진할 계획도 있다"며 "네스트 제도를 활용해 해외 권역에서 발굴한 우수 스타트업 투자 검토와 동시에 국내에서 발굴한 우수 스타트업의 글로벌 권역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 ⓒ정상윤 기자
    ▲ 신관호 프롤로그벤처스 대표 ⓒ정상윤 기자
    프롤로그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신 대표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SDS에 입사해 IT 해외컨설팅, 사업기획부 등을 거쳤다.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 LIG투자증권 PE본부, 유니온투자파트너스, 한화증권 신기술사업팀, NH벤처투자 등을 거쳤다.

    신 대표는 "최근 SVB 사태로 인해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투자라는 것은 휴식기가 있으면 안되고 지속적, 그리고 선별적으로 봐야한다"며 "국내외 벤처 기업들이 자금 운용 흐름이 막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준점들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면밀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게 된다"며 "이런 경기 악화 속에선 민간 자본이 활성화 되는 것이 스타트업에겐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프롤로그벤처스는 현대코퍼레이션의  CVC로서 다른 투자사들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적극 활용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해 국내 최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