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3775억' 전망… 분기기준 최대 美 2공장 수율 불안정 속 포드 화재사고 출하량 감소 원인향후 美 IRA 보조금 효과 및 LFP 배터리 등 영업전략 흑자전환 관건
  • ▲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SK온 제공
    ▲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SK온 제공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 중 하나인 SK온이 올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과는 반대로 적자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 다만 이는 사업 확장 초기에 따른 일종의 ‘성장통’으로 중장기적 영업전략 수립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SK온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3775억원으로 분기기준으로 역대 최대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우선 임직원 격려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회사는 지난달 전 임직원들에게 지난해 연봉의 10%에 300만원을 더한 금액을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부터 상업가동이 시작된 미국 2공장의 수율 안정화가 더뎌지면서 높은 고정비가 부담됐다. 이와 함께 주요 고객사인 포드의 F150 배터리 화재사고로 인해 1분기 출하량이 소폭 감소했다.

    앞서 SK온은 2020년을 흑자 전환 기점으로 잡았지만, 이를 2년 이후로 미룬 바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대조적으로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사들과 달리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이 상반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영업이익 4847억원, 삼성SDI는 영업이익 392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SK온은 올해도 8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예상했다. 

    하지만 현 SK온의 상황이 다른 배터리 기업도 초기에 겪었던 일로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도 신규 라인이 정상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렸고, 최근 배터리 업계의 수율 안정화 기간도 단축되고 있는 만큼 SK온도 점차 안정세를 갖출 것이라는 의미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SK온의) 단기간 투자 규모도 커서 어차피 거칠 수밖에 없는 고비”라며 “적자 요인은 빠르면 1년 이내에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 SK온 관훈사옥에서 열린 첫 타운홀 미팅에서 “통상 제조업은 초기 4~5년은 적자를 보다가 이후 빠른 속도로 빛을 본다”며 “SK온은 해외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고, 배터리산업에서도 가장 빨리 크고 있는 업체”라고도 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향후 SK온 반등 핵심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효과와 중장기적 영업전략이라고 본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RA로 예상되는 효과는 4300억원으로 SK온 실적과 기업 가치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며”면서도 “다만 이는 미국 공장의 수율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하는 시나리오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국내 경쟁사는 소형, 중대형 원통형 외 중대형 각형 혹은 파우치로 시장 대응력이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대책,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중대형 파우치 외 중대형 각형 혹은 중대형 원통형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