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CPI 5% 상승… 2년 만에 최저美, 5월 금리인상 후 동결 가능성한미 금리차 1.50%p 안팎 유지 기대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다달았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약 2년 만에 최저치인 5.0%를 기록해 5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뒤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까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만큼 양국의 긴축흐름이 '피벗'(통화정책방향 전환) 지점에 도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5.0% 올라 한달 새 1.0%p 하락했다. 시장예상치(5.2%)보다 0.2%p 낮은 수치다. 미 CPI는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뒤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근원CPI는 지난해 같은달 보다 5.6% 상승해 2월(5.5%) 수준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내달 2~3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연준 고위급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비둘기파'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어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상은 최소 한 차례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부터 금리를 한 번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인 출발점이고 (금리 인하 시점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지점에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금껏 매파 쪽 인사로 분류돼 왔으나 이러한 완화 선호적인 발언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연준의 차기 부의장으로 거론되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금융 역풍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 지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긴축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은행 불안에 대응해 긴축적 통화정책 강도를 낮춰야할 것"이라 밝혔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은행권 위기가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고려해 올 하반기부터 완만한 경기 침체가 시작돼 2년 간 회복될 것"이라 말했다. 

    이에 연준 일각에선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목소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관리에 방점을 두고 경기침체 위험 속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4.75~5.0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오는 5월 FOMC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 지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 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은 72%다. 만일 미 연준이 베이비스텝(0.25%p 인상)을 밟게 되면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1.50%p에서 1.75%p로 벌어지게 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에 떨어질 가능성보다 빨리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국제유가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5월 FOMC에서 마무리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