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과대학 간극 좁히고 연구 활성화 '국내 톱3' 진입 예고과천·남양주 좁혀진 제 4병원 건립, 연내 확정연구업적 국내 1위·세계 30위 진입 목표
  • ▲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고려대의료원
    ▲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고려대의료원
    국내 의료체계의 정점은 상급종합병원이며 그 중에서도 빅5병원(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이 선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법은 단일병원 병상 수 기반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액 순으로 형성된 것으로 미래의학의 관점에선 고루한 측면이 있다. 

    지금은 바이오헬스 분야를 제2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큰 만큼 기본 토대를 갖춰야 하는 의과대학, 병원의 기능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 고려대의료원이 선두로 치고 나가겠다는 목표다. 2년의 의료원장 임기가 올해 4년으로 늘어난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최근 뉴데일리와 만난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성형외과)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본격 임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을 한 지 한 달도 안 된 신임 의료원장이지만 큰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의료원장 임명 직전 업무를 수행했던 고대 안암병원을 비롯해 구로, 안산병원의 수장으로 병원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해결사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윤 의료원장은 "병원과 의과대학의 수준은 비례해 맞춰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국내의 상황은 갭이 크다고 느껴진다. SKY 의대와 달리 병원으로 넘어오면 빅5병원이라는 다른 구분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간극을 좁히고 또 뛰어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감염병, 외과수술 역량, 중증질환 강화를 목적으로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총 3500병상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질적평가는 물론 연구 인프라 수준도 한 단계 높여 국내 톱3으로 상승을 노린다.

    그는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규모 면에서 경쟁 대학에 뒤지지 않으면서 연구 측면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안암병원 신관을 비롯해 구로·안산병원의 마스터플랜, 의과대학과 메디사이언스파크 리모델링, 청담 제2캠퍼스 건립까지 그간 다져온 업적과 성과들을 계승해 새로운 미래를 잇는 역사적인 변곡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올 연말까지 '과천 또는 남양주' 제4 병원 건립 구체화 

    지난 몇 년 전부터 병원계의 화두는 분원 건립이다. 고려대의료원도 제4 병원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윤 의료원장은 "과천과 남양주에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둘 중 어느 곳이 4병원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둘 중 한 곳에는 병원이 들어설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구체적 계획을 확정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4번째 병원은 '미래병원'을 표방한다. '세상에 없던 스마트병원'과 '지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상생의료기관'을 목표로 각 지자체와의 공동협의체 구성을 통해 도시개발계획 및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효과 등이 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4차 병원을 준비해온 고려대의료원은 도시개발 및 주변 인프라 구축에 열쇠를 쥐고 있는 지자체와 ‘그라운드제로’ 단계부터 함께해 중증난치성질환 극복을 위한 신의료기술과 경계를 넘나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한 스마트병원을 구현할 방침이다. 

    그는 "대학병원의 분원 건립 시 지역 의료계의 파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급성기-회복기-유지기로 이어지는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상위병원이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라 의뢰-회송의 원활한 생태계가 조성되고 이후 지역사회 복귀 및 커뮤니티 케어로 연결되는 상생이 실현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초격차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업적 국내 1위, 세계 3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사업이 연구중심병원이자 의사과학자 양성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윤 의료원장은 "혁신연구는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커다란 선순환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의학의 미래이자 지향점"이라며 "특히 의학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단기간에 획기적인 향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고려대의료원은 향후 4년간 1200억원을 연구장비와 인센티브에 투자하고 연구업적 평가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서 의료계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환자 진료에만 몰입해서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밟을 수 없다"고도 진단했다. 

    산·학·연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기술산업화에 도전하면 치료법과 약품,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져 한 질병에 대한 환자군 전체가 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고용 창출 및 유관 산업 활성화 등 사회경제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큰 선순환적 생태계가 조성되게 된다. 

    실제 고려대의료원은 연구 R&D 수주는 연평균 13%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 10대 의료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지원 시스템과 기술사업화 역량을 구축해 꾸준한 성과를 거두며 연구에 강점을 가진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윤 의료원장은 "산학협력을 통해 의학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의 진정한 역할"이라며 "차별화된 제도와 정책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초격차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